posted by 벼루_ 2021. 8. 16. 22:17

 2018년에 aiueo Kompany에서 발매한 작품인 Fatal Twelve 올 클리어 했습니다.

 스팀에서 먼저 발매한 게임이기도 하고 백합겜이라는 마이너한 장르 특성상 정보가 많이 없어서 멘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플레이를 했는데 백합게임이라는 점에서는 만족했지만 스토리는 장점보다 단점이 많았던 미연시였습니다.

 게임 자체는 데스게임과 비슷한 설정으로

 이미 죽은 12명의 사망자들이 12주간의 여신의 선정을 통해서 한 사람만이 다시 부활을 하며 다른 사람을 탈락 시키는 방법은 타인의 '이름' '사인' '미련' 을 맞추면 그 대상자가 탈락한다.

 이게 기본 룰입니다.

 물론 공격순서도 있고 방어법도 있는 등 여러가지 세세한 사항들이 존재하지만 결국 최종목적은 스스로의 손으로 타인을 다시 한 번 죽이는 행위라 데스게임 같은걸 기대했는데 참석자들이 진짜 뼈속까지 악인인 캐릭터가 거의 없어서 생각보다 긴장감이 없는 점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이런 장르는 막 피도 눈물도 없이 오로지 생존만을 위한 애들도 있고 강제적으로 협력관계를 맺고 힘으로 지배하는 팀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있는데 작품 자체가 순한 맛이라 이런 점이 거의 없었네요...

 이렇게 작품 분위기가 하드한 분위기가 아니라 마지막 트루엔딩에서는 주인공은 생존할꺼라는 확신이 있긴 했지만 그걸 감안해도 데스게임이라는 장르 치고는 스릴 같은것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습니다.

 일단 12명중 초반에 몇명이 이름만 나온채로 탈락해서 초반 2주를 너무 쉽게 넘긴 점도 있었지만 그래도 역시 가장 큰 문제는 긴장감이였네요.....

 신님게임처럼 착한 사람 투성이의 데스게임까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인물들이 체면이고 모고 전부 던져버리고 어떻게던 살려는 타입이 아니라 자신의 신념으로 움직이는 타입이기도 하고 주인공은 학생인것에 비해 다른 인물은 대기업 사장부터 마피아까지 있어서 정보력과 행동력의 차이떄문에 초반에는 수동적으로 움직일 수 밖에 없어서 공격을 하지도 당하지도 않는 중립 포지션이라 더더욱 그렇게 느껴진 것 같네요.

 물론 중반에는 주인공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이벤트도 있고 점점 인원수가 적어져 가면서 이야기의 중심이 되면서 스스로 공격도 하긴 하지만 그때쯤이면 모종의 이유로 긴장감이 더더욱 사라지는 점이 아쉬웠네요.

 그리고 무엇보다 맞춰야 되는 3개의 정보중에서 2개의 정보인 이름과 사인은 특정하기가 쉬워서 결과적으로는 미련 1개를 찾는 싸움이라 생각보다 치열한 머리싸움이나 심리전등이 없는 점도 아쉬웠습니다.

 반대로 좋았던 점은 역시 백합!

 크싸레....같은 히로인이 나오는 점도 좋았고 처음부터 끝까지 백합분위기로 가고 무엇보다 고백씬과 대답을 하는 장면이 진짜 분위기도 좋고 배경도 이뻐서 가장 마음에 든 장면이였습니다.

 

 백합게임 치고는 플레이내내 하라는 백합씬은 안찍고 데스게임만 주구장창 해서 백합성분이 많이 부족했는데 그래도 이렇게 고백씬과 대답씬이 피날레를 장식해줘서 마지막에는 대 만족한 작품이였습니다. 고백씬과 대답씬을 보기 위해 이 미연시를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그리고 등장인물들이 입체적으로 그려진것도 괜찮았습니다.

 분량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여신의 선정이라는 데스게임에 참여한 12명의 각각의 이름과 사인, 그리고 미련을 보여주고 처음에는 단순히 다시 죽음에서 되돌아오기 위해, 승리하기 위해 무조건 적으로 다른 참가자를 떨굴려고 했던 인물들이 자기의 미련에 마주보는 모습을 그린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핵심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치열한 참가자끼리 속고 속이는 데스게임이라기 보다는 휴먼 드라마 같은 느낌이 더 많이 들었습니다. 거기에 주인공도 처음에는 어찌할지 모르고 상황 파악이 제대로 안되서 수동적인 모습에서 참가자들과 만나면서 점점 적극적으로 그리고 자주적으로 움직이면서 운명에 맞서싸우는 모습을 보면 성장물의 느낌이 들기도 했네요.

 이렇게 여러 인물들 중에서 역시 가장 마음에 드는건 정실 포지션인 미하루!

 초반부터 주인공한테 적극적으로 대쉬하는 점도 좋았고 주인공 근처에 다른 여성이 올때마다 날카롭게 견제해주는 등 정실과 크싸레로써 처음부터 끝까지 백합을 담당해주고 데스게임에서도 주인공을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음지에서 양지에서 지지해주는 모습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주인공인 린카와 마히루를 제외하고는 오뎃트하고 아란도 멋진 캐릭터였네요.

 오뎃트는 처음부터 완성되어있던 캐릭터로 시원시원 자신만의 신념을 모토로 하여 움직이는 것이 호감이였고 아란은 최종보스같은 느낌으로 나오면서 처음에는 피도눈물도 없는 자산가에서 점점 좋은 쪽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모든 것의 시작이자 게임마스터의 포지션인 여신님...

 외형은 완벽히 취향이였는데 포지션이 포지션이라 애증이 존재가 될 수 밖에 없더라구요. 여신님은 너무나 마음에 들었는데....

 진짜 여신님과의 백합이 없는게 아쉬웠네요. 백합물을 표명했으면 막 여자 좀 후리고 다니고 왜 일편단심이라 이런 비공략 같은 안타까운 생각을 하게 만드는지 ㅠㅠ

 이 게임에서 엔딩은 배드엔딩을 포함해 여러가지 엔딩이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FUTURE엔딩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마음에 들었던 여신님의 이야기도 제대로 나오고 억지 해피엔딩 보다는 이렇게 깔끔하게 끝내는 엔딩이 더 마음에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다른 엔딩은 중요한 마지막 여신과 주인공간의 배틀(?)이 너무 허무하게 끝나버려서...........

 메인 소재인 데스게임은 다른 작품에서도 여러번 다룬 소재라 딱히 신선하다는 느낌은 안들었지만 그래도 백합물이라는 점때문에 개인적으로는 만족했던 미연시였습니다.

 거기에 3개의 카드 중 1개인 미련을 찾아가면서 등장인물들의 개개인의 스토리를 짤막하게 나마 볼 수 있었던 점도 좋았다고 생각되네요.

 전체적으로 백합게임으로써는 합격, 데스게임으로써는 미묘한 작품이였다고 생각합니다.

 스토리를 볼려고 온 분들은 실망을 하고 백합물을 볼려고 온 분들에게는 만족할만한 미연시라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뭔가 묘하게 주인공만 종종 작붕이 있는 느낌이였네요.... 다른 캐릭터는 안그런데 목 부위가 뭔가 어색한 느낌이....

 그리고 작중에서 주인공한테 계속해서 대쉬하는 미하루도 일러때문인지 크싸레 느낌이 더욱 더 강하게 났네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