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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2.08.29 SWAN SONG (약네타)
posted by 벼루_ 2022. 8. 29. 22:47

 Le.Chocolat meets FlyingShine에서 2005년에 발매한 스완 송을 올 클리어 했습니다. 발매한지 15년이 넘은 제법 구작이긴 하지만 가끔 명작리스트에 올라가 있고 플레이하신 분들도 대부분 호평이라 딱히 할 거 없는 이번 기회에 한 번 잡아봤는데 만족스러운 작품이였습니다.

 제목인 스완송은 "백조는 평생 듣기 싫은 목소리로 울지만 평생 단 한 번 죽기 직전에 우는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라고 하는 속설에서 따온 작품입니다. 그리고 유작이나 최후의 걸작등의 의미도 있습니다.

 작중에서도 이런 타이틀인 스완송의 의미가 언급됩니다. 하지만 위에서 말한 최후의 걸작과는 약간 다른 의미로 사용이 됩니다.

 이 스완송이라는 작품에서는 백조의 노래를 "마지막에 아름다운 목소리 노래 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희망"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현실을 절망스럽지만 언제가는 좋아질꺼라는 그 "희망'이 이 작품의 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크리스마스에 역대급의 지진으로 인하여 도시는 궤멸되고 거기에 끝날줄 모르는 눈보라가 몰아치면서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가는 생존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입니다.

 모든것이 부서지고 한치 앞을 모르는 상황에서 남아 있는 생존자들은 언젠가 구조가 올거라 믿고 생존자들끼리 룰을 정하고 역활을 나누며 공동생활을 하면서 이 자연재해에 속해서 꾸역꾸역 살아남을려고 합니다.

 이렇게 인간의 선함과 사회성을 믿고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면서 자연재해를 극복해가면서 결국은 대단원을 맞이 한다! 라는 식의 이야기였지만 이 작품이 이렇게 오랫동안 살아남을 수 없었을거라 생각됩니다.

 이 스완송이라는 작품은 이렇게 처음에는 제로부터 다시 공동체 생활을 시작하면서 인간의 선함을 바탕으로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며 재난을 극복해나가는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물론 도중에 분쟁이 없을 수는 있지만 그래도 어디까지나 규율을 가지고 인간답게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묘사합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어떤 사건으로 인하여 그 균형이 무너지면서 이 생활을 순식간에 지옥 그 이상으로 변해버립니다.

오지 않는 구조대, 그치지 않는 눈보라, 적어져 가는 식량, 또 다른 생존자들의 세력 그리고 구심점의 부재.....

 이렇게 최악의 조건속에서 멀쩡했던 아니 이타적이던 사람들마저 극한의 상황 속에서 광기속에 빠지면서 초반부에 보여주었던 인간의 선함과는 완전히 결을 달리라는 인간의 추악한 광기를 보여줍니다.

 약탈과 전쟁, 살인 그리고 겁탈에 장난으로 사람을 죽이고 괴롭히고 능욕하는.....

 이렇게 초반부의 상황과 극과 극대비되는 묘사 때문에 인간의 어디까지 추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어디까지 미쳐버릴 수 있는지 그리고 어디까지 사람으로써 존재할 수 있는지를 적나라하게 묘사하는게 이 작품의 볼거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이 작품에서는 한 명의 시선이 아니라 5명의 주역들의 시선으로 여러 방향에서 묘사를 합니다.

 이 5명은 모두 성격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고 위기에서는 하는 행동도 전부 다른 캐릭터들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군상극식으로 시점이 왔다갔다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에서는 하나의 사건을 여러가지 관점에서 보고 느낄 수 있고 그런 행동을 하는 해당 인물의 심리까지 읽어볼 수 있습니다.

 특히 그 작중에서 그 누구보다 소심하고 순수했던 한 등장인물이 그 순수함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해서 그 누구보다 더 빠르고 싶고 광기에 빠져드는 모습을 조마조마하면서 볼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리고 군상극이기에 할 수 있는 심리묘사때문에 광기에 빠져는 그 모습이 그 무엇보다 처절하게 느껴졌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배드엔딩을 제외하면 2개의 엔딩으로 공략사이트 기준 노말엔딩과 트루엔딩으로 나눠집니다. 근데 이게 노말과 트루의 내용과 또 극과 극이라 서로를 비교하면서 생각하는 맛도 있었네요.

 먼저 노말엔딩 이 엔딩은 진짜 처절한 인간의 광기의 끝을 보여주는 엔딩입니다. 그전까지도 그랬지만 이 노말엔딩은 극한의 상황에서 광기를 향해 브레이크 없이 달려가는 기관차처럼 극한의 상황과 그 극한의 상황을 압도적인 문장으로 연출하는 장면들로 인하여 인간이 어디까지 떨어질 수 있는지는 보여준 루트라고 생각합니다.

 무엇보다 위에서 이 작품은 군상극이며 주된 등장인물이 5명이라고 했는데 이 5명이 최후의 순간까지 서로가 서로를 이해 못하고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면서 끝을 맞이한 상황을 보면서 참으로 여러가지 생각들이 들더라구요.

 거기에 마지막 교회에서의 가장 핵심인물인 츠카사와 유카의 이야기를 그때 나오는 CG와 더붙어서 그냥 압도적이라고 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인간의 광기 끝에 모든것이 파괴되고 사라지고 마지막 생명의 불꽃이 꺼지기 직전에 나오는 저 높고 맑은 하늘과 거기에 서 있는 괴기하기까지 한 그리스도상....

 그리고 그 아래에서 참회를 하듯이 서로가 서로에게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맞물리지 않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하는 두 사람.... 진짜 이 작품에서 최고로 시선을 끄는 장면이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트루엔딩은 위에서 말했다 싶이 광기끝에 아무것도 남지 않는 노말엔딩과는 극과 극의 대비를 이루는 해피엔딩으로 백조의 노래, 스완 송처럼 최후의 희망을 가진 이야기였습니다.

 그래서 작품의 주제 자체는 노말엔딩보다 이 트루엔딩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트루엔딩은 위에서 말한 노말과는 다르게 일단은 해피엔딩입니다. 그것도 '희망' 그 자체를 보여주는 엔딩이라고 생각되네요.

 물론 이 트루엔딩도 마냥 해피엔딩은 아니고 여전히 한치 앞을 모를정도로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그래도 이젠 생존자들이 처절함 속에서 '희망'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그렸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마지막 트루엔딩의 에필로그 중에서 역시 츠카사와 유카의 이야기가 백미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둘의 입을 빌러서 라이터는 광기로 뒤범벅이 되었지만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나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지옥 속에서 피어나는 한 송이의 꽃처럼 어떠한 상황에서도 인간 다움을 잃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는 인간찬가 진수를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피를 흘렸고 앞으로도 어떤 진창길에서 어떠한 미래가 다가올 수 모르는 상황에서 아주 조그만한 희망을 가지고 그 희망속에서 피어나는 한 송이의 꽃을 기달리는 인간의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좋은 작품이였다고 생각되네요.

 순서가 노말엔딩 이후 트루엔딩을 볼 수 있게 만들어서 광기의 끝에서 인간다움을 완전히 버린 엔딩과 반대로 그런 극한의 상황에서도 스완 송 처럼 희망을 잃지 않는 모습을 대비되게 보여주면서 마지막 트루엔딩에서의 카타르시스를 최고점으로 끌어 올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구작이긴 하지만 진짜 마음에 남고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멋진 작품이였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 라이터의 다른 작품인 카니발은 영 취향에 안 맞아서 플레이 전에 약간 걱정을 했었는데 다행이 이번 작품은 취향에 맞았네요.

 덕분에 플레이 내내 시간가는줄 모르고 재미있게 플레이한 작품이였습니다. 무엇보다 인간찬가라는 주제 자체를 좋아하는 편이라 더더욱 그렇게 느꼈던 것 같습니다.

 재난물로 시작해서 인간찬가로 끝나는 이 스완송은 약간 진입 장벽이 높은 작품이라도 생각합니다. 일단 후반부로 갈수록 인간의 추악함을 보여주는 묘사때문에 거부감도 거부감이지만 길어봐야 3~4문장이 나오는 다른 미연시에 비해 한 번에 튀어나오는 문장이 상당히 많은 편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이런 압도적인 문장때문에 이 작품의 완성도가 더더욱 높아지는 것 같네요.

 그래도 이런 여러가지 허들이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한 번 해보면 후회하지 않는 작품이라고 생각이 되어서 조금이라도 이 작품에 흥미가 가지진 분들께는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