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벼루_ 2023. 2. 10. 23:12

 

 Cabbit에서 2012년에 발매한 '너에게 보내는 하늘의 꽃'을 올 클리어 했습니다.

 뭐 할거없나....하면서 카페 감상글 뒤지다가 발견한 작품으로 유령과 인간의 관계라는 재미있어 보이는 소재여서 바로 시작했네요.

 일단 10년 이상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원화가가 유키에님이라 상당히 퀄리티가 좋았네요. 그래도 제목에 꽃이 들어가듯이 꽃밭에서의 일러스트가 상당히 좋았던 작품이라 일러스트 관련해서는 하나도 불만이 없었고 오히려 히로인들의 매력을 잘 보여준 일러스트라고 생각되서 만족스러웠습니다.

 스토리를 살펴보자면 남들과 다르게 유령을 볼 수 있는 주인공이 유령인 마츠리에게 권유를 받아 비슷한 처지의 유령과 유령이 보이는 사람들이 다니는 학원에 가면서 그곳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입니다.

 기본적인 인간과 유령 사이의 만남과 이야기 그리고 헤어짐을 다루면서 유령이 보인다는 남들과 다른 자기의 능력에 대해서 고민하면서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소재가 소재이다보니 밝은 분위기보다는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이긴 하지만 분위기 메이커인 마츠리덕분에 분위기의 밸런스는 잘 맞춰져 있는 미연시라고 생각되네요.

 

 그리고 배드엔딩을 포함하여 엔딩이 제법 되는데 하나 하나의 엔딩마다 꽃말이 존재하고 짧은 메시지가 존재해서 엔딩 이후의 잔잔한 여운을 느낄 수 있게 해준점이 상당히 좋았습니다.

 엔딩 이후에 꽃말이 적혀 있는 책갈피를 하나하나 읽으면서 게임의 내용을 곱씹어볼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생각도네요.

 다만 분량이 좀 많이 아쉬웠네요.......

 풀 프라이스임에도 불구하고 생각보다 분량이 적고 특히 핵심 이야기가 아닌 소소한 일상이나 연애파트가 적은 점이 가장 아쉬웠던 점이였습니다. 공통루트쪽이 좀 더 길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네요.

 그나저나 작중에서 여러 히로인들의 여러 엔딩을 통하여 인간과 유령의 관계성과 나아가는 길을 이야기 하는데 개인적으로는 그랜드 엔딩쪽의 패턴이 가장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아 마도 제작사도 그렇게 생각해서 이런 구도로 마지막 엔딩을 만들었겠지만요.

 

 히로인들의 면면을 살아보면 유령과 인간의 관계를 주제로 한 작품인 만큼 유령인 히로인들도 있었고 인간인 히로인들도 있었습니다.

 먼저 타이틀에도 가장 앞에 나와있고 작품의 시작이 된 유령 히로인인 마츠리!

 한 여름에 겨울옷을 입고 주인공을 낚아챈(?) 히로인으로 작품의 핵심이자 사실상 이 '너에게 보내는 하늘의 꽃'에서 말하고자 하는 바를 보여준 히로인이라고 생각됩니다. 혼자만 엔딩도 여러개가 있고 스토리 상으로도 엄청난 푸쉬를 받았다고 생각되네요.

 거기에 위에서 말한 것 처럼 인간과 유령의 관계, 나이를 먹지도 않고 늙지도 않으며 주변사람에게 보이지까지 않는 명백하게 인간과는 다른 존재와 어떻게 살아갈지를 여러가지 방안으로 묘사한점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나의 선택지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여러가지 길을 보여주었는데 이렇게 하나의 작품에서 여러가지의 길을 선택할 수 있는게 미연시의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되네요.

 히나기쿠는 일러에서 풍겨오는 분위기처럼 전형적으로 프라이드 높은 아가씨 히로인이였습니다.

 이런 히로인이 항상 그래왔던 것 처럼 공통루트에서는 쌀쌀하고 자존심 높고 주인공을 무시하다가 개별루트에만 들어가면 데레데레 하는 맛으로 플레이 하는 건데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랬네요. ㅋㅋㅋ

 마츠리와는 다르게 스토리적인 측면에서 큰 임펙트는 없었지만 연애파트가 많아서 가장 달달함을 느낄 수 있었던 이야기였습니다.

 

 칸나는 위 타이틀 화면에 있는 메인 3명중 한 명으로 전형적인 클래스에 1명씩 존재하는 밝고 주위사람 잘 챙겨주는 인싸 스타일의 히로인으로 유령이 보인다는 것 자체는 큰 장점이라 아니라 어떻게 풀어갈지 궁금했는데 만남과 이별의 이야기는 의외로 괜찮았습니다.

 다만 무난히 뻔한 이야기라 스토리의 굴곡이 없는 점은 단점이였다고 생각합니다.

 안즈는 주인공의 여동생으로 첫 인상이 가장 좋았던 히로인으로 완벽한 행동거지에 경어사용, 그리고 작기도 해서 그냥 볼수록 마음에 들었던 히로인이였습니다.

 다만 본인스토리던 다른 스토리던 뭐 활약하는게 없어서 굳이 필요했던 히로인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네요. 저 같은 로리콘을 낚기 위한 먹이였을까요.......

 그리고 셋카.....

 유령 히로인으로 첫 인상은 그냥 소심한 아이였는데 이 작품에서 가장 임펙트 큰 이야기였습니다. 중간 부터 갑자기 장르가 변하는 느낌이 들고 집착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잔잔한 이야기인 작품중에서 가장 이질적인 루트이기도 했네요.

유령과 인간의 관계중에서 안 좋은 면을 부정적인 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던 이야기임과 동시에 성장물의 모습도 있어서  마츠리와 함께 가장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였습니다.

 거기에 마지막 엔딩은 알고도 당했네요. 다만 마지막에 약속된 그 장면이 나올줄 알았는데 없었던게 의외라면 의외였네요.

 
 

전체적으로 잔잔한 분위기의 이야기라 중간중간 약간 지루한 감이 느껴지는 부분이 있긴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제법 만족한 미연시였습니다.

 인간과 유령 사이의 관계라는 소재도 마음에 들었고 자극적인 요소가 난무하는 것이 아니라 잔잔한 이야기로 풀어가는 전개방식이나 엔딩 후의 책갈피 시스템 등등 때문에 확실히 단점이 있었지만 장점이 더 많았던 미연시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위에서 잠깐 언급했지만 그랜드루트가 위의 히로인들과는 다른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였지만 결국 이 작품에서 말고 싶었던 내용은 그 짧은 분량안에 전부 담아서 상당히 잘 만들었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받았네요.

 궁금했던 이사장과 선생님의 이야기도 볼 수 있었고 주인공과 마츠리의 그 후의 이야기도 짧게나마 볼 수 있었던 점이 마음에 들었네요.

 일러에 비해서 의외로 무겁고 어두운 씬들이 종종 나오긴 하지만 일러스트상의 밝은 분위기와 분위기 메이커의 히로인들이 있어서 작품 상의 밸런스는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잔잔한 분위기나 소재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제법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