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벼루_ 2021. 7. 25. 19:52

 2021년도 어느새 벌써 절반이상이 지났네요.

 올해도 여전히 코로나19때문에 여러모로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아직도 진정될 기미가 안보이네요..... 요세 또 확진자들이 늘고 있으니 다들 건강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작년에 일본에서 완전히 귀국하고 한국에서는 첫 사회생활이라 이것저것 적응하느라 정신없고 여러모로 일본과는 달라서 이것저것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그나마 매달 꾸준히 나와주는 미연시만이 유일한 즐거움이였네요.

 그래서 올해도 어김없이 2021년도 상반기에 발매한 작품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재미있게 플레이 한 미연시 TOP3를 선정해 봤습니다.

3위. LOOPERS

 

 

타이라는 지오헌팅(GPS 보물 찾기)에 몰두하고 있는 고등학생

여름방학의 어느날 친구들과 보물 찾기에 열중하고 있을 때 신비한 체험에 말려 들어갔다.

교착하는 현실과 환상. 광기에 빠지는 사고. 내일이 오늘이 된다.

그들은 「시간의 소용돌이」에 빠져 오늘이라고 하는 하루를 무한히 루프하는 운명에 붙잡혀 버린다.

그곳에서 만나는 것은 같은 '루퍼'인 소년 소녀들

리더인 사이먼, 그리고 수수께기의 분위기 가진 소녀 미아.

함께 힘을 모아 영원히 계속되는 감옥으로 부터 빠져나갈려고 하지만 ――

 

 Key에서 2021년 2월에 발매한 '루퍼즈'이라는 미연시입니다.

 루프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을 가진 타이틀 명처럼 루플물 미연시인데 발매전부터 악명(?)높은 용기사07의 작품이기도 하고 로우 프라이스라 기대 하나도 없이 그냥 좋아하는 Key 브랜드에서 나왔다는 충성심 하나로 플레이 했는데 의외로 괜찮았던 작품이였습니다.

 일단 확실히 분량은 짧긴 짧습니다.

 예상은 하긴 했는데 느긋하게 플레이를 했는데 6~7시간 정도에 에필로그를 본 듯한 느낌였습니다. 게다가 선택지 하나 없는 구성이라 단편소설을 읽는 느낌도 들었구요.

 그래도 막 엄청난 수작이나 명작같은 임펙트가 큰 미연시는 아니였지만 처음에 했던 기대치보다는 훨씬 더 재미있게 플레이 한 작품이였습니다

 용기사하면 뭔가 기승전병의 시나리오라는 느낌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나름 하나의 단편 작품으로써 깔끔하게 끝을 맺었습니다. 중후반에 나오는 용기사의 느낌과는 다른 Key 감성도 그렇고 직접 언급한 것도 있고 하니 아마도 Key내 부에서 폭주(?)하는 용기사를 적절히 잘 제어한것 같네요 ㅋㅋㅋ.

 언제 끝날지 모르는 매일을 루프한다는 설정.

 루프물의 대부분이 뭘해도 해도 결국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는 장르의 특성때문에 무거운 작품이 대부분이고 이 루퍼즈도 기본적으로는 루프물인지라 어두운 부분이 초반하고 후반부에 제법 나오는데 히루다&레오나 라는 만담콤비덕분에 중간중간 웃으면서 플레이를 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 콤비가 없었다면 작품 분위기가 더 어두워졌을테고 그러면 지금 이 수준의 몰입감을 낼 수 없었다고 생각하네요.

 그리고 작중에 루프가 있었기에 벌어지는 사건들이 대부분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루프가 중요한 역활을 하긴 하지만 작품의 핵심은 아니였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한계라며 포기해버린 것들

 일상에 익숙해져서 지루해진 것들

 현실에 부딫혀서 단념한 것들

 등등 잃어버리고 놓친 자신의 소중한 보물들을 찾아가는 것.

 이것이 이 작품에서 말하고자하는 핵심 주제였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루프물보다는 나에게 소중한 보물을 찾는 것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이 장점이였지만 반대로 루프물을 원하고 들어오신 분들께서는 실망할 수 도 있는 이야기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기대했던 기대치가 낮아서 기대보다는 재미있게 했던거지 전체적인 완성도를 보면 아쉬운 점이 많이 있었던 미연시 였습니다.

 단편소설같은 느낌이지만 책장을 딱 덮고 얼마 지나면 기억속에서 사라져 희미하게 읽긴 읽었는데.... 정도의 작품이이라고 생각됩니다.

2위. ユキイロサイン

(눈 색의 사인)

―― 단 하나의 계절을 둘러싼 나날의 이야기 ――

일본에서도 손 꼽히는 폭설지역이자 일본에서 손꼽히게 낮은 인구밀도를 자랑하는 미나미오우세쵸

수십년 만의 빠른 눈에 무엇인가가 변할꺼라는 예감이 들었다.

하지만 정말로 변하는 것이 좋은 것인지 본인에게도 모른다.

올해도 앞으로 두 달 정도밖에 남지 않은 겨울

하조메 무네휴우의 일상은 친구들과 함께였다.

무뚝뚝하고 조용해 약간 무섭지만 뿌리는 상냥한 소꿉친구 나코소 미쿠

러시아에서 온 겁쟁이인 활발한 유학행 스베트라나 그르첸코 (애칭 : 스베)

도시에서 전학온 완벽하게 잊혀진 과거의 소꿉친구 타카하기 카코

가장 좋은 이해자이자 가장 친한 소꿉친구 우스키 히로나카

이것은 일상이라고 하는 이름의 기적으로 물들여진

결고 길지는 않은 시간의

결코 가볍지는 않은 시간의 이야기

앞으로와 지금까지를 위한 한 겨울

 2021년 3월에 Wonder Fool에서 발매한 눈 색의 사인 입니다.

 배경이 한 겨울이라 계절감이 약간 늦은 느낌이긴 하지만 겨울에서 봄으로 바뀌는 시점에서 플레이를 해서 겨울이 완전히 끝나기전에 아쉬운 듯이 남아있는 약간의 겨울의 차가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였습니다.

 그리고 이런 느낌을 받았던 만큼 작품 전체에 깔려있는 겨울이라는 분위기에 흠뻑 빠졌던 작품이기도 했네요.

 북쪽에 있는 눈 내리는 조그만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3명의 히로인과 주인공 사이에 펼쳐지는 이야기. 겨울을 배경으로 한 작품은 많았지만 이 작품은 유독 시골과 겨울이라는 이 2가지를 깊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전작인 아오나츠가 여름과 바다의 느낌이였다면 이번 유키이로는 겨울과 시골의 느낌이였습니다.

 어릴 적부터 곁에 있던 착실한 소꿉친구 미쿠

 러시아에온 유쾌한 유학생 스베

 도시에서 전학온 기특한 후배 카코 ​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3명의 히로인과 말로만 평범한 주인공이 겨울이라는 한정된 계절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겨울 느낌 넘치게 표현한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엄청 몰입할 수 있는 임펙트 있는 시나리오는 아니지만 분위기를 띄워주면서 텐션을 올려주는 스베덕분에 중간중간 웃을 수도 있었고 지루하진 않았습니다.

 딱히 강력하게 내세울만한 무기는 없지만 반대로 모난점도 없는 겨울의 분위기를 느끼면서 즐길 수 있는 작품이였다고 생각하네요.

 그리고 분량이 너무 길지도 반대로 너무 짧지도 않고 적절한 분량이라 플레이에 부담이 가지 않는 점도 좋았네요.

 개인적으로 소꿉친구를 좋아하는 것도 있었지만 작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루트는 미쿠루트이고 반대로 가장 아쉬운 루트는 스베루트였습니다.

 특히 미쿠루트는 어릴적부터 친척 겸 소꿉친구로 오랜시간 지내오면서 서로간의 생긴 감정과 후회, 그리고 망설임.

단순히 거기서 끝나는게 아니라 다른 소꿉친구와의 관계로 끝을 맺으면서 소꿉친구 사이의 관계성을 잘 묘사했다는 느낌이 들어서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저번 아오나츠때도 느낀건데 라이터가 진짜 소꿉친구를 좋아하는 것 같습니다. 뭔가 이번에도 소꿉친구인 미쿠에 힘을 잔뜩 준 느낌이라... ㅋㅋㅋㅋ

1위. 源平繚乱絵巻 -GIKEI-

(겐페이요란에마키 -GIKEI-)

겐지와 인연이 있는 카노우 신사의 아들 카노우 요시츠네

그 요시츠네에게는 로코라고 하는 여동생과

건너편의 니시 카노우신사의 아가씨인 시즈카라고 하는 소꿉친구가 있다.

같은 학원에 다니는 사이 좋은 3인조. 그 관계는 쭉 계속될꺼라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 어느날 3명은 학원의 수학여행으로 교토에 가게 되었다.

그 수학 여행에서 여동생인 로코가 쿠라마데라에서 실종을 당한다.

로코의 행방을 찾기 위해 요시츠네와 시즈카는 쿠라마데라로.

하지만 요시츠네와 시즈카는 쿠라마데라의 금당에서 정신을 잃어 버렸다.

두 사람이 눈을 뜨니 그곳은 같은 쿠라마데라이지만 무엇인가가 다른 느낌.

그래...... 그곳은 약 850년 전, 헤이안 시대의 쿠라마데라였다.

 대망의 1위는 츄신구라46+1로 유명한 인레의 최신작인 겐페이요란 에마키 - GIKEI -을 선정했습니다. 미부로가 상당히 별로여서 츄신구라와 비슷한 대체역사물에다가 겐페이합전을 소재로 해서 발매전부터 가장 기대감을 크게 가지고 있었는데 기대만큼 재미있게 플레이 했습니다.

 무엇보다 전작인 미부로와 다르게 인레의 장점이 제대로 들어난 작품이였네요.

 일단 항상 인레을 플레이하면서 느끼는 점인데 역사상의 인물들의 TS하면서 인물들과 복장뿐만이 아니라 성격이나 각각의 스토리 등등이 어우러져서 진짜 매력적인 캐릭터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장점 이번 겐페이합전에서 그대로 들어나서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마음에 들었네요. 특히 벤케이는 외형이나 성격만 보면 완전 취향에서 OUT! 인데 캐릭터를 너무 매력적으로 그려서 호감이 가지 않을 수 가 없었습니다.

 전투씬도 정적인게 아니라 2D이긴 하지만 나름대로 이리저리 연출을 고민해서 상당히 박진감 넘치는 액션씬이였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인레 작품은 항상 그래왔지만 전투씬의 인물들의 움직이라던지던지 이러저러한 연출이 더 발전해서 보는 재미는 더 증가했다고 생각되네요.

 거기에 벤케이는 전투파트에서 메인으로 나오면서 여러가지 표정도 보여주는 등 진짜 벤케이가 하드캐리를 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네요.

 특히 1장의 마지막은 전투씬은 이 작품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전투씬이였습니다. 1장의 대부분의 이야기가 정사대로 흘러가서 결말을 이미 알긴하지만 그 와중에 뭔가 밑바닥에서 끓어오르는 그런 느낌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겐페이 합전이라는 요소를 가지고 정사와 야사를 적절히 석어가면서 스토리를 진행하는 방식과 진지한 속에 들어가있는 개그씬 등등 이번에도 몰입감있는 스토리가 독보였습니다.

 실제 역사와 비교하면서 어떻게 흘러가고 어떻게 포장(?)할까 예측하고 보는 재미도 흥미진진했네요 ㅋㅋㅋ

 다만 아쉬웠던 점은 처음부터 끝까지 플레이 하면서 츄신구라의 자가복제 + 하위호환이라는 느낌을 떨 칠수 없었던 점이였습니다.

 소재가 비슷해서 비교를 할 수 밖에 없는데 츄신구라에 비해서 여러모로 아쉬운 점들이 많더라구요.

 무엇보다 주인공의 성장....

 혼자만 넘어간 것도 아니고 헤이안시대에 역사에 빠삭한 히로인들이 같이 넘어가는 바람에 역사적 사실을 그대로 따라하면 되는 정도라 난이도가 이지모드가 되어버린 점도 있고 주인공의 무력적인 성장도 작중에서 시간의 흐름이 달라서 거의 먼치킨 급으로 급성장 하는등 너무나 편의주의적인 설정들이 많았던 점은 아쉬웠네요.

 뭔가 이런 장르는 주인공이 이리저리 구르면서 성장하는 것을 보는 그런 맛도 있었는데 난이도가 너무 떨어지는 느낌이 든 점이 가장 아쉬웠습니다.

 진짜 옆에 히로인들이 역사를 그대로 알려주고 그대로 따라하면 되니 완전 이지모드였던....

 그리고 누가 츄신구라의 하위호환이 아니랄까봐 츄신구라의 단점도 고스란히 가져왔네요....

 츄신구라도 1~3장은 천상계의 우주명작인데 4장부터 좀 분위기가 이상해지더니 5장에서 막 불사조가 나와서 해서 머리속에 ???만 가득했는데 이번도 판박이였습니다..

​ 진짜 세 살 버릇이 여든까지 가버린....

 그래도 다른 작품들 보다는 확실히 매력적인 요소가 넘처 흐르는 작품이라 올 상반기에 발매한 미연시중에서 가장 재미있게 플레이 한 작품이였습니다.

 그리고 제발 츄신구라46+1 무사의 고동 처럼 팬디스크가 나와서 서브 캐릭터들 좀 공략가능하게 해줬으면 합니다!

 이렇게 2021년의 상반기에 발매한 미연시들중에서 개인적인 BSET3를 뽑아봤습니다만

 진짜 역대급으로 작품 선정에 고민을 많이했네요. 좋은 쪽이 아니라 나쁜쪽으로...

 보통 이렇게 선정을 하면 TOP 1을 뭘로 할지 1~2위중에서 고민하거나 3~4위 중에서 어떤 작품을 3위로 할까 고민하는데 이번에는 그냥 세 작품을 선정하는 것 자체가 힘들었습니다......

 딱 이거다! 하는 작품이 겐페이 합전 말고는 없다 싶이 했네요.

 그나마 아오나츠라인의 겨울버전인 유키이로사인과 인레, 그리고 Key 작품이 있어서 간신히 3작품을 선정한 것 같습니다. 다른 년도와 다르게 뭔가 기대했다가 실망한 작품도 없는 듯 하고 여러모로 흉년의 시작이였네요.

 진짜 올해는 하반기에 모든 것을 걸어야 될 것 같습니다. 휴우쿠루도 있고 신규 브랜드의 데뷔작도 있으니 부디 하반기에는 선정에 고민을 할 정도로 좋은 작품이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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