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이 섬에 온지 얼마 안되서 여기에 대해서 잘 몰라서 그런데 안내 해주시면 안되나요?」
「.......다른 사람한테 부탁하는게 좋을꺼야. 막과자가게에 가면 친절한 사람들도 자주 오고」
「하지만 여기서 만난것도 무엇인가의 인연이라고 생각해요.」
「안내 같은거 잘 못하니까」
「수박바, 너무 많이 사버리는 바람에 안내해주시는 분과 같이 먹을려고 생각했는데──......」
「섬의 어떤 곳에 가고 싶니?」
「어? 아......네, 그게......」
어쩌지 예상보다 훨씬 쉽잖아, 엄마가 걱정되......
「별로 수박바가 가지고 싶어서 안내해주는게 아니니까? 이 섬에 오는 여행객은 "건너는 사람"이라고 해서 환대해주는게 전통이야. 그러니까 수박바를 받을수 있다는 거에 관계 없이 내가 안내를 해주지 않으면 안되고 그게 섬 주민으로써의 책무이니 수박바를 위해서가 아니야 알겠지?」
엄청나게 빨리 말했다.
「네, 네에. 저기 그럼 이거」
「고......고마워어......어떤 장소에 가고 싶니?」
「나루세씨가 평소에 가는 곳은 어디인가요?」
「내가? 가도 재미있는건 없어」
「처음으로 가는 곳이면 어디던지 분명히 재미있을거라 생각해요.」
「그래? 그럼 이쪽이야」
수박바를 먹으며 해안길을 2명이서 걷는다.
몇번이고 다닌 길이긴 하지만 엄마와 함께 같은 것을 먹으며 걸으니 특별한 기분이 들었다.
「우미.......쨩이지?」
「히엣?! 네, 네. 우미예요!」
「우미쨩은 이 섬의 아이가 아닌데 어디서 묵고 있어?」
「카, 카토우씨의 집에 신세를 지고 있어요」
「그래......」
「네」
「......」
「......」
대화가 끊겼다
2명이서 수박바를 먹으며 조용히 길을 걷는다.
살짝 엄마를 봤다.
「......」
부자연스러운 정도로 고개를 돌렸다
하지만 엄마가 그런 사람이라는 것은 몇번이나 여름을 보내서 이미 알고 있다.
그러니까......이쪽에서 적극적으로 나아가기로 했다.
「저기, 나루세씨는 외톨이이네요」
「어.......어,어쨰서 갑자기 그런말을?」
「저도 외톨이예요」
「그래?」
「네. 그러니까 알 수 있어요. 나루세씨에서 풍겨나오는 외톨이의 오라를」
「외톨이 오라......」
엄마가 쇼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나지 않는다.
「저는 지금의 이 상황을 타파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타파?」
「네! 그래서 이번 여름방학, 함께 탈 외톨이 하시지 않으실래요? 」
나는 엄마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좀 더 자신을 어필하는거야
「............달라」
「......네........?」
「너한테서는 외톨이의 분위기가 느껴지지 않아........」
「네?」
「참된 외톨이는 그렇게 밀어붙이지 않고......」
「......에......」
「그렇게 사람을 눈의 똑바로 바라보지도 않고......」
「......에엣......」
「사이비 외톨이!」
「에에에엣! 아! 나, 나루세씨ーーー이!」
엄마는 달려서 도망쳐 버렸다.
시, 실패했다.
쫓아갈려고 했지만......다리가 움직이지 않았다.
「엄마아....... 나....... 계속 외톨이란 말야.......」
결코 닿지 않는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녹은 수박바가 눈물처럼 지면에 떨어졌다.
이번 여름방학도──......실패였다.
벌써 몇번째인지도 모르는 7월 25일의 아침
나느 카토우가의 부엌에서 볶음밥을 만들고 있었다.
쿄우코씨는 항상 컵우동만 먹으니 걱정.
「우미쨩, 이 집에 온지 얼마 안됬는데 부엌에 익숙해졌네」
「어? 그런가요?」
「봐봐 조미료를 찾을때 한 번도 헤맨적이 없으니까」
「아......」
나한테는 지금은 완전히 익숙해진 이 부엌도 쿄우코씨입장에서 보면 처음 선 장소지.
「우, 우연이예요. 저희 집 부엌이랑 비슷해서. 우연이예요. 우연」
웃으면서 얼버무린다.
하지만 반대로 쿄우코씨는 조금 곤란한 얼굴을 했다.
「아직 초등학생인데 집에서 밥같은 걸 우미쨩이 만들고 있니?」
「네, 네에......」
「고생하고 있구나......」
계속 궁금했다.
쿄우코씨는 내가 카토우가에 찾아왔을때 아무런 망설임도 없이 받아주었다.
「들었었어.」라는, 그 한마디 뿐.
도대체 나에 대한 것을 누구한테 들었을까?
잘은 모르겠지만...... 나는 좀 더 다른 사람을 의지해도 괜찮을지도 모른다.
「저기 쿄우코씨. 나루세씨.....를 알고 계신가요?」
「코바토씨를 말하는 거니?」
「아뇨, 따님분이요」
「.......히토미?」
「어? 시로하씨가 아닌가요?」
「시로하쨩은 코바코씨의 손녀야」
그랬구나...... 나이차가 나는 부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조금은 충격이다
몇번이고 여름방학을 반복했는데 난 그런것도 모르고 있었구나......
조금도 엄마한테 가까워지지 않았다.
모르는 것을 알게 될때마다 거리감을 느끼게 된다.
보기에도 침울해진 나의 머리를 쿄우코씨가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 왜 머리를 쓰다듬어 주시는 건가요?」
「으~음. 왜일까나」
자기자신이 하고 있는 일인데 쿄우코씨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종종 내 가장 친한 친구가 쓰다듬어 줬어」
「그런가요......」
「응, 그런거야」
생긋하고 쿄우코씨가 미소를 지었다.
성인여성에서 이렇게 해 받은 것은 처음이였다.
왠지 눈물을 나올것 같다.......
「그래서, 시로하쨩은 왜?」
「그게......사이좋게 되고 싶어서요」
「그래, 그럼 조만간 집에 불러볼께」
「정말인가요?」
「응. 맡겨둬」
그래, 뭐든지 혼자서 할려고 했던게 잘 못 됬어.
좀 더 다른사람한테 응석부려도 괜찮았던 거야.
「잘 부탁드립니다.」
나는 솔직하게 부탁했다.
그리고 이틀 후......
「안녕하세요.」
저녁에 카토우가에 엄마가 왔다.
「시로하쨩 어서오렴」
「실례합니다」
「갑자기 불렀는데 폐였을려나?」
「아니요. 오히려 환영회를 게으름필 수 있는 명분이 생겼어요. 그런데 부탁하고 싶다는건.......어떤건가요?」
「저기 요리를 가르쳐줬으면 해서」
「실례했습니다.」
조용히 고개를 숙이고 엄마는 현관에서 뒤 돌았다.
「아, 잠시만 내가 아니야」
「......? 그럼 누구인가요?」
「우미쨩」
쿄우코씨가 나를 부른다.
두근두근하면서 엄마앞에 나왔다.
「저, 저기.......처, 처음 뵙겠습니다. 우미.......예요.」
이 여름방학에서는 첫 대면
엄마는 불안한 얼굴을 하며 쿄우코씨를 바라봤다.
하지만 쿄우코씨는 싱글싱글 웃으며 엄마를 보고 있다.
「친척의 아이인데 이 나이에 벌써 집에서 밥을 만들고 있어」
「그래....... 고생하고 있구나」
「아, 아뇨. 전혀 아니예요」
「그래서 말야 시로하쨩은 요리를 잘하니까 가르쳐줬으면 해」
「요리를......가르친다......」
엄마는 조금 생각하더니 쿄우코씨를 바라봤다.
「저기, 카토우의 저주는.......」
「괘,괜찮아요!」
왠지 모르겠지만 카토우가는 요리가 괴멸적으로 서툴다. 라는 불가사의한 저주.
지금과는 다른 여름방학에 쿄우코씨가 만든 밥을 먹고 험한 꼴을 당했다.
「저, 제대로된 맛있는 볶음밥을 만들 수 있어요!」
그 요리와 같은 취급을 받는 것은 쿄우코씨한테 미안하지만 사양이다.
「볶음밥?」
「네, 네 특기요리예요.」
「그래 볶음밥이 특기구나」
엄마의 눈에 불이 켜진것을 나는 놓치지 않았다.
그것이 사이좋게 될 기회라고 생각했다.
몇번인가 전의 여름방학때 엄마와 볶음밥대결을 했다.
그 덕분에 나의 볶음밥은 좀 더 높은 경지에 올라갈 수 있었다.
역시 나와 엄마를 연결하는 것은 볶음밥이구나.
「그럼 솜씨를 배견하도록하겠습니다.」
엄마가 힘이 잔뜩 들어간 눈으로 나를 보고 있다.
「네!」
왠지 멋진 BGM이 흐를것 같은 분위기 속에서 나와 엄마와 쿄우코씨는 부엌으로 향한다.
2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는 볶음밥의 재료를 가지고 가스렌지 앞에 선다.
「.....프라이팬?」
엄마의 얼굴색이 변한다.
「이 집에는 중화냄비가 없어요. 하지만 물이 팅겨질 정도로 가열해서 만들면 열량은 충분히 확보되요.」
「라이덴프로스트 현상이네」
쿄우코씨가 팡하고 손벽을 치며 설명을 해주셧다.
「네, 맞아요」
「......볶음밥에 필요한 것은?」
「열량과 속도입니다」
「알고 있다면 문제없어」
엄마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엄마앞에서 볶음밥을 만드는것은 2번째
「시작합니다!」
김이 나올정도로 달궈진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루고 계란을「절반만」투입.
거기서부터는 속도다.
타지 않게 항상 프라이팬을 흔들며 밥과 계란을 볶는다.
그리고 마무리 단계에 남아있던 「나머지 절반」의 계란을 넣는다.
「이렇게하면 게란에 기름이 너무 묻지 않아서 계란의 풍미를 남길 수 있어요.」
그 여름방학에 엄마로부터 배운 나루세가의 볶음밥
그것을 재현했다.
「......」
엄마는 놀란 얼굴로 내 볶음밥을 보고 있다.
조금 반칙을 한 기분이지만 엄마가 나에게 관심을 가져준다면 시험해보고 싶었다.
「다 됬습니다.」
접시에 답은 볶음밥을 엄마에게 내민다.
「.......잘 먹겠습니다.」
긴장한 얼굴로 엄마는 나의 볶음밥을 먹는다.
한 입...... 두 입...... 천천히 맛을 보며 먹는다.
가만히 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눈을 감고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있다.
「어떠니?」
쿄오쿠씨가 나를 대신에 물어봐주었다.
엄마는 깊은 숨을 내쉬며 휙하고 나에게 등을 돌렸다.
「......저기 나, 나루세씨......?」
「100점」
「네?」
「내가 가르칠 것은 아무것도 없어」
어깨 너머로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말한 후 부엌에서 떠나갔다.
「백.......점」
내 볶음밥이......엄마한테 인정 받았다.
무심코 눈물이 나올 정도로 기쁜 말이였다.
「다행이네 우미쨩」
쿄우코씨가 또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네에......」
조금 목이 막힌듯한 느낌의 대답이 되버렸지만 그것 그만큼 감격하고 있다는 소리.
「가, 아ーーー니ーーーーー잖ーーーーー아ーーーーーー!」
엄마와 사이좋게 되어야만 하는데!
요리를 배우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할 작전인데!
가르칠게 없다니 의미가 없잖아ーーーー!
이번 여름방학도......결국 엄마와의 거리는 좁혀지지 않았다.
달력을 본다.
7월 25일
벌써 몇번째 일려나. 기억도 안나.
다른 사람한테 의지도 하는 것도 여러가지로 시도해봤다.
막과자가게에서 소라카도씨와 함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엄마를 매복한 적도 있다.
소라카도씨는 이야기하기가 편해서 여러가지 것들을 친절하게 알려줘서 즐거웠다.
엄마와도 이야기를 할 수 있었지만 역시 벽 한 장정도의 거리감을 느꼈다.
쿠시마씨와 함께 모험을 한 적도 있다.
엄마를 말려들게 해서 해적선찾기도 해봤다.
눈치채면 엄마는 어느샌가 몰래 집으로 돌아가 있었다.
결국 보물은 찾지 못한채로 엄마와도 사이좋게 되지 못했다.
밴더스씨와는......무리였다.
같이 있는 미즈오리씨가 학교의 선배로 거리를 단숨에 채워오는 사람이라 어떻게해도 엄마와의 상성이 나빳다.
미타니씨와 카노우씨는 이야기가 이어지지 않았다.
협력해서 여러가지것들을 해봤지만 전부가 헛수고였다.
「흠, 시로하랑 사이가 좋아지고 싶은건가」
어찌할바를 모은채 바다를 바라보고 있던 나에게 말을 걸어 준 것은 노무라씨였다.
「네....... 그......저랑 비슷해서요」
「듣고보니 확실히 어딘지 모르게 시로하의 모습이 있네」
「아니, 그런게 아니라......응? 닮았나요?」
「구체적으로 어디가 닮았다는건 아니지만」
「그런가요. 닮았나요.」
그런 말을 들은 건 처음이라 무척이나 기쁘다.
「시로하의 친척인가?」
「아, 아뇨......그 카토우씨의 친척이예요」
「그런가, 착각했다」
「.......아뇨 괜찮아요」
「흠, 일단 시로하랑 사이좋게 되는 걸 도와주지」
「정말인가요!?」
「이래 봬도 나는 소년단의 집행부에 소속되 있다. 어느정도의 권한은 가지고 있지.」
「그건......왠지 의지가 될 것 같아요.」
「섬을 순찰한다는 명목으로 시로하와 함께 행동을 하도록 짜지.」
「네, 네! 잘 부탁드립니다!」
나는 노무라씨를 따라 걸었다.
엄마를 찾기 위해서
「최근 시로하의 행동패턴이 변해서 항상 있던 장소에는 없어.」
「그런가요?」
「뭐 섬의 풍기를 해치는거에도 관계가 있으니까」
「풍기?」
자주 밖에서 옷을 벗는 미타니씨의 이야기일려나?
「타카하라가 오고나서 두 사람은 자주 같이 있어.」
「아ㅃ......타카하라씨와 함께?」
「응. 타카하라는 경박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소꿉친구의 심경의 변화는 복잡하네.」
아빠......어느새 엄마랑......
「몇일전에는 탈의마작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더군」
「탈의라구요?!」
아빠 문란해!
「뭐 그건 내 착각이였지만」
「차, 착각이였나요......」
다행이다......
「그나저나 시로하도 제법 변했어. 사람들과 어울리게 됬지」
「엣? 나루세씨가?」
엄마가 사람들이랑? 그렇게 낯을 가렸는데? 외톨이인데?
「오, 찾았다」
노무라씨가 발을 멈추고 시선의 끝을 가르켰다.
항구에서......아빠와 엄마가 배를 기다리고 있다.
두 사람은 어딘가 긴장한듯한 얼굴로 서 있다.
데이트......일려나
엄마가 힐끔힐끔 아빠를 보고 있어.
저런 엄마 본적 없어.
몇번이고 여름방학을 반복했는데...... 무엇을 해도 엄마와의 거리는 줄어들지 않았는데
그런데──......
「어이, 시로......」
「자, 잠깐만요」
「응? 왜?」
「잠시......만요.......」
나는 엄마와 아빠를 바라봤다.
사실...... 그 두 사람 사이에는 내가 있었을 수도 있다.
나에게 무엇이 부족했던 걸까
어떻게 아빠는........ 엄마와 친해진걸까
「우미?」
「.......네?」
「왜 울고 있니?」
「엣?」
듣고나서 처음으로 자신이 울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눈치채면 그 눈물을 막을 순 없었다.
「흑......흐윽......흑........」
손으로 닦아도 닦아도 눈물이 넘처 흐른다.
가슴이 아파서 엄마와 아빠를 볼 수 없다.
「......흑!」
나는── 항구에서 도망쳤다.
얼마나 달렸을까
얼마나 눈물을 흘렸을까
숨이 차올라 괴로웠던 가슴이 아플정도로 두근두근하고 있다.
어느샌가 신발이 벗겨져서 발바닥에 상처가 났다.
그래도 달리는 것을 멈출 순 없어서.
해변가의 모래사장에 발이 걸려 넘어져 간신히 멈췄다......
「어째서......어째서......!」
대답따윈 돌아오지 않는 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입에 담고 만다.
「후우후우, 아직 작은데도 발이 빠르구나」
노무라씨가 거친 숨을 가다듬으며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쫓아와 줬구나.
「뭔가 사정이 있나 보네.」
「나루세씨는.......왜 타카하라씨한테...... 저렇게 접할 수 있는건가요」
「......? 타카하라는 네가 친하지 않는가? 카토우씨의 집에서 같이 살고 있잖아?」
「함께.......살고 있을 뿐이예요」
「그래도 꺠닫는 것이 있지 않나?」
몰라...... 모르겠어.......
「이야기해서 기분이 괜찮아진다면 나라도 들어줄께. 남 듣기에 나쁜 이야기라면 곧바로 잊도록 한다.」
「.......이상한 일......말해도 괜찮나요?」
「괜찮아.」
나는...... 계속 가슴속에 담아두고 있었던 것을,나밖에 모르는 것을 노무라씨에게 이야기했다.
이 시대의 인간이 아닌것, 몇번이고 여름방학을 반복하고 있는 것.
엄마에 대한 것
아빠에 대한 것
보통이라면 제정신인지 아닌지를 의심하는 일뿐이지만
그렇지만 노무라씨는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줬다.
「저는......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눈물투성이의 얼굴을 숙인 채로 나약한 소리를 흘렸다.
전부들어준 후 노무라씨는 나의 어깨에 손을 상냥하게 올리고 말해줬다.
「노력했구나」
「~~~읏......」
그건 내가 원했던 말이 아니지만...... 그래도...... 나를 찾아내준 말로.
그러니까── ...... 또 울었다.
큰 목소리로 눈물을 닦는 일도 잊어버린체 엉엉 울었다.
「우미쨩은 봐야할 것에서 눈을 돌리고 있어.」
「무엇으로부터.....죠?」
「시로하보다 그 전에 마주봐야할 상대가 있다는 거다.」
「너에게 있어 타카하라는 정말로 눈을 돌리는 일을 하는 인물이였는가?」
「아빠는......계속........」
「몇번이고 여름을 반복해 왔다면 이제 눈치채고 있는것이 아닌가? 타카하라 하이리라고 하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
눈치채고 있었다. 이 시대의 여름의 아빠는 내가 알고 있는 아빠와는 다르다.
많이 봐왔다.
다양한 아빠를 봐왔다.
그 모두가 정말로 똑바르고....... 누군가를 위해 움직이고.....
그 행동에는 전부 의미가 있고......
라고 하면....... 미래의...... 나에게 있어 먼 과거의, 그 시대의 행동에도 의미가 있던거야?
「사람을 상처 입히는 행위는 마찬가지로 자기자신도 상처를 입는 일이다. 상냥한 인간이라면 당연일이지.」
「아빠는......그런 사람인가요?」
「나도 타카하라라고 하는 남자를 그렇게 오래 봐온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에서도 그의 성실함은 느낄 수 있었다.」
「그런가요......」
「물론 내가 말하고 있는게 전부 정답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나의 주관에 지나지 않으니까.」
「그러니까......마주볼 필요가 있다는 건가요?」
「그래. 그것은 우미만이 가능한 일이야.」
나만이 가능한 일.
엄마가 끌린 아빠를 제대로 아는 일.
그것이 나의 소망을...... 소원을 실현하기 위해서 필요한 일.
계속 도망치고 있었다.
나는....... 진정으로 마주보지 않으면 안 되는 것으로부터 계속해서 도망치고 있었다.
「......노무라씨......감사합니다.」
「작은 아이의 노력에 조언이 되었다면 나도 기뻐.」
「저기......근데, 저 터무니없는 것들을 노무라씨에게 말했다고 생각하는데요.......」
미래에서부터 와서 여름방학을 반복하고 있다.
그런 비현실적인 일을 알고도 노무라씨는 혼란하지 않는 걸까나.
「걱정하지마. 방금전에 말했잖아. 바로 잊는다고.」
노무라씨는 나를 안심시키듯이 웃어주었다.
이런때 웃을 수 있는 것이 강함이라고 가르쳐 받은 것 같다.
그러면──....... 그래 나도 웃자.
──그 후로부터 당분간 엄마와 아빠를 지켜봤다.
풀에서 헤엄치는 연슴을 하고 있었다.
점점 더 사이가 좋게 되어 간다.
할아버지와 이상한 수중 스모를 해서 자신의 생각을 관철했다.
바다에 빠진다는 엄마를 돕기 위해서
온 힘을 다해서 누군가를 위해서......엄마를 위해 가득 노력했다.
엄마를 소중히 하고 있다는 것이 엄청 전해져 온다.
진정한 아버지는 이런 사람이다.
이미 알고 있던 건데, 알고 있었을텐데 눈을 돌리고 있었다.
그러니까──.......
「자 돌아가자」
몇번이고 다시해온 여름방학은 전부 나에게 있어서의 발자국이다.
이번 여름에도 확실히 남겨 간다.
뒤돌아 보면서 과거로 나아간다──.......
「......?」
툭, 하고 뭔가가 흘러넘친 것 같다.
무엇인지는 모르지만......그렇지만 나아가지 않으면 안된다.
희미한 귀 울림...... 그리고 세계가 하얗게 물들어 간다. 나는 또 다시 여름의 시작에 돌아간다. 또 다시 여름방학을 시작한다. 걸은 만큼의 발자국을 남겨. 작은 날개짓을 하며.
할머니가 처음 이 창고를 보여줬을때는 조금 당황했지만 곧바로 여기가 나의 마음에 가장 드는 장소가 되었다.
나는 그런 창고를 정리하기 위해 대량의 골동품들의 출처를 가능한 조사하고 목록을 만들어간다.
누군가에게 관계가 있는 물건이라면 그 사람에게 연락을 한다.
인수자가 없는 것들은 일단 친척중에서 가져갈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물어본다.
가져갈 사람이 없으면 관광서에 연락해 필요한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고...... 그래도 가져갈 사람이 없으면 일단은 창고에 그대로 둔다.
가끔 본토의 도서관에 가서 조사를 하기도 하면 하루는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원래 나는 수업시간에도 종종 자는 몰쓸 학생이였다. 그러므로 이렇게 조용한 창고에서 혼자서 묵묵히 일을 하고 있으면 당연히 낮잠을 마음껏 자버리고 만다.
점심을 먹고 조금 낮잠을 잔다는게......일어나니 해가 저물고 있다. 라는 일도 종종 있다.
낮잠을 잔 만큼 밤에 일을 하고 있으므로 결국에는 낮이던 밤이던 쭉 창고에 틀어박혀 있는 것 같은 생활이 되어 버린다. 거의 햇빛도 비치지 않는 창고에는 원래 낮밤의 구분도 잘 안가지만
그리고 오늘도......나는 목록을 작성하면서 책상을 팔꿈치를 기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살짝 무엇인가가 나의 머리를 어루어 만졌다.
고개를 들자 이상한 나비가 팔랑팔랑 나의 머리의 위에서 춤추고 있었다.
멍하니 그 나비를 바라보자 나도 모르게 묘한 그리운 느낌이 들어 눈물이 나올 것만 같게 되었다.
멀리서 누군가의 소리가 들려온다.
──쿄우코──
「이봐. 게으름 피지 말고 일어나」
목소리가 들린다. 산들산들......누군가가......나의 머리를 어루어 만지고 있다.
누굴까나?
나는 멍하니 눈을 연다.
「......어.아아 히토미네」
「쿄우코. 또 졸고 있었어 」
동글동글한 큰 눈. 밝은 목소리. 친구인 히토미였다.
「어머.......나 자고 있었구나」
「아주 푹 자고 있었어」
「최근 말야, 자고 있는건지 일어나 있는건지 잘 모르게 됬어, 내가 나비인지 사람인지」
「뭐야 그게」
「어머 몰라? 그러한 고사」
「몰라~ 문학소녀의 깊고 깊은 지식은 들고 싶지 않아」
「나참. 히토미는 말이 너무 거쳐」
「나는 책이라도 읽고 있는 게 좋으니까」
「바다 가자 바다」
「한창 나이때의 젋은 사람이 하루종일 이런 곰팡내 나는 곳에서 책만 읽고 있어서 가는게 늦어질까봐 걱정이야」
「후훗, 히토미는 왠지 친척의 아줌마같네」
「큿.아줌마라니...... 뭐 확실히 가끔 아줌마같다는 말을 듣긴 하지만」
그녀는 아침을 고하는 태양이라던지 닭이라던지. 그런 이미지였다.
눈부시고 떠들썩하다.
나는 그런 그녀를 아주 좋아했다.
──나루세 히토미
밝고 적극적인 그녀는 소극적인 나와는 정반대였다. 하지만 우리는 이상하게 서로 마음이 잘 맞았다.
그녀는 조금 불가사이한 점이 있었다.
그녀는 우리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고 있었다. 진실인지 거짓인지를 잘 모르지만 그녀에게는 미래가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자기자신의 미래도 보였던 걸까나
그녀의 서방님의 죽었을 때의 일을 생각해 낸다.
「......히로미. 그 뭐라고 해야할까......괜찮아.......?」
「이봐이봐 뭐야. 그 눈에 보이는 듯한 격려는」
「미, 미안」
「괜찮고 모고 괜찮게 있을수밖에 없잖아. 요컨데 괜찮아」
평소의 미소로 브이싸인을 만든 히토미는 하늘을 우러러보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뭔가 실감이 솟아 오르지 않는 다고 할까. 죽는다는 건 어떤걸까나. 잘 모르겠어. 그건 결국 멀리 멀리 저 멀리 간다는 것일까나. 그러면 언젠가는 만날 수 있을까. 라는 것을 생각하는 내가 있어. 이건 등돌리기 일까. 아니면 적극적인 걸까나.」
「잘 모르겠지만. 하지만 그렇게 나쁜 얼굴은 아니야.」
「응.........저기 쿄우코. 부탁이 있어.」
평소와 다르게 그녀는 진지한 얼굴이였다.
「언젠가 네 앞에 여자아이가 나타날 거야.」
그것은 히토미의 특기인 예지였다. 그녀는 그것을 때로는 장난스럽게, 때로는 진심으로 나에게 전해주었다.
그것이 시시한 일이던지, 심각한 일이던지 그녀는 전부 적중시켜왔다.
그러니까 갑자기 그녀가 나에게 예지를 전해 온 것에 나는 많이 긴장을 했다.
「언젠가? 여자아이? 막연하네」
「하지만 만나면 알게 될꺼야. 그 아이라고」
「응 알겠어. 여자아이가 나타난다. 만나면 안다. 는 거지」
「그리고 그 아이를 도와주길 바래」
「응 알겠어. 돕는다. 근데 무엇을 하면 되는거야?」
「단지 지켜봐주면 좋겠어」
「지켜봐?」
「응. 너가 나에게 해준것처럼. 지켜봐 줘」
「어?」
「고마워. 쿄우코 그 녀석이 없어진 후로도 살그머니 곁에서 지켜봐 줘서.그리고......지금부터 시로하를 냅두고 섬을 나올려고 하는 나를 너는 지켜봐 주고 있어. 나에게 있어서 그것이 얼마나 힘이 되엇는지. 쿄우코는 반드시 모를꺼야.」
「......히토미. 알겠어. 그래서 그것뿐이야? 그 아이를 지켜봐주면 되는거야?」
「아니. 한 개 더 있어. 너는 반드시 사내아이도 만나게 되. 그 아이의 도움이 너에게 필요할꺼야」
「응.......사내아이도 만나는거네. 내가 그 아이의 도움이 필요할 수 도 있어? 나한테도 꽤나 곤란한 일이 생기는 거야?」
「아니 그냥 일손이 필요한 것 뿐야. 하지만 너를 도와주는 건 그 사내아이뿐이야. 그리고 정말로 그 아이가 도움이 될지는 너가 제대로 지켜봐줘. 너의 일을 도울 자격이 있을지.......그것을 봐」
「으~~~~~음 몬가 점점 추상적으로 되가네」
「미안해. 내가 말할 수 있는 것 이정도뿐이니까」
「이미 예지정도가 아니라 예언자 같아. 나는 용사인지 뭔지일려나. 그대여 이윽고 검을 가지고 마왕을 토벌하기 위해 여행을 떠날 것이다. 라고」
「아하하. 그런 느낌이네. 하지만 너에게 밖에 할 수 없는 중요한 일이니까.......부탁해 쿄우코」
「히토미 너는.......도대체.......나에게 무엇을 맡겨, 어디에 갈려는 거야?」
──부탁해 쿄우코──
「어라......」
멍하니 책상에서 몸을 일으킨다.
창고의 안에서 작업을 하다가 깜빡 졸았던 것 같다.
시계를 보니 16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으응.......」
꿈을 보고 있었다. 언제의 꿈인지는 모른다.
자세한 내용은 일어난 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단지 학창시절의 친구와 이야기했던 것 만은 기억하고 있었지만 언제의 일이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머?」
안방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온다. 벨소리가 울리고 있다.
이런 시간이 손님이라니 드문데. 당황해서 나는 현관으로 향한다.
「네~에. 지금 갑니다.누구세.......어머」
「안녕하세요!」
문을 열자 그 앞에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그게, 저기.......누구니?」
모르는 얼굴이였다. 근처의 아이?
「카토우 우미입니다!」
「카토우......우미......카토우라니.......」
「유품 정리의 도와달라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도와드리러 왔습니다.」
「그렇......구나.」
분명 친척들에게는 대부분 편지를 보냈다. 창고의 안에는 혹시 친척들의 물건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그 누구한테서도 연락이 없었기에 아무도 오지 않는 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저기.......」
우미쨩은 조금 불안한 듯이 나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뭐 괜찮겠지. 분명 여름휴가라 한가했을꺼야.
「일단 들어오렴. 지쳤지」
「넵!」
집에 들어가자 우미쨩은 신기한 듯한 방 안을 둘러보고 있었다.
도시로부터 온 아이에게는 낡은 집의 분위기는 신기하겠지.
「천천히 쉬고 있어」라고 말하고 나는 쇼핑을 하러 갔다.
나는 혼자 살고 있었기에 아이에게 먹일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도움이라고 해도말야」
섬에 하나밖에 없는 슈퍼로 향하면서 중얼거렸다. 저런 나이의 아이에게 맡길 만한 일이 아니지
거기에 보낸다면 보낸다고 그 아이의 부모로부터 연락정도는 있었을텐데.
가게에 향하면서 나는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확인의 전화정도는 하는 것이 좋을려나
「으~음.......뭐 괜찮을려나」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것. 이것이 히토미가 말하는 나의 장점중 하나인 듯 하다.
「다녀왔어~」
집으로 올아가면 후다닥하고 우미쨩이 달려왔다. 자기가 가져온듯한 에이프런을 입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저기 욕실 청소 해뒀어요」
「어머 괜찮은데. 그런거 하지 않아도 괜찮아」
「아니예요. 신세를 지고 있는 이상 이정도는 하겠습니다.」
야무지게 경어를 말하는 우미쨩에 나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집에서는 반드시 딱딱하게 하고 있었을거다.
이 나이로 애처롭다고 할까. 어떤 생활을 하고 있었던 걸까나하고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했다.
──다음날 아침.
「그래서 저는 어떤것을 도와드리면 되나요. 창고를 정리를 하면 되는 거죠.」
「어.......그렇네」
아침밥(우미쨩이 만들어준)을 먹은 후 우미쨩을 일할 생각 만만으로 소매를 걷어 붙이고 있었다.
「지금은 괜찮아. 모처럼인데 놀다 오렴」
「놀이.......무엇을 할까요」
「무엇이든지 하면 괜찮아. 이 섬에는 뭐든지 있거든」
「그런......가요?」
안내도 할겸 우미쨩과 두 명이서 밖으로 나왔다.
한낮의 햇볕은 나에게는 조금 강해서 평사시에는 그다지 밖을 돌아 다니고 싶지 않다.
하지만 오늘은 컨디션이 좋아서 나는 제법 여러곳을 들려가면서 걸었다.
「우미쨩?」
우미쨩이 멈춰 서 바다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여기서 아버지는......」
「아버지?」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예요.」
잘은 모르겠지만 우미쨩이 여기에 온 이유는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니에 혼자서 왔으니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
하지만 딱히 잔소리 할만한 것도 아니고
「맞다. 조만한 다른 1명의 사내아이가 올 예정이야」
「네??」
「만난 적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친척의 아이야. 우미쨩보다는 조금 연상일려나. 타카하라 하이리군이라고 해
분명 같이 놀 수 있을꺼야」
「싫습니다.」
즉답이였다.
「그, 그래」
여자아이는 여러가지가 있네.
「싫어하니까요.」
우미쨩과의 2명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당황하고 있었지만 우미쨩은 매일매일 밖에 나와서 여러가지 놀이에 열중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항구에서 낚시를 배우고 어딘가의 노인분을 도와줘서 과자를 받고 매일 아침 라디오체조를 참가하고.......
여름휴가를 만끽한다.
매우 보통의 초등학생의 여자아이가 되어 있다.
나 한테도......그 아이 정도의 아이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히토미한테는 그야말로 좀 더 큰 아이가 있다.
나는 옛날부터 한가로운 사람이였다. 마이페이스로 하고 있는 동안에 여러가지가 남겨져 갔다.
아마도 몇몇가지의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을 거다.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눈치채기도 전에
도시에서는 좀 더 좀 더 여러가지 것들이 빠르고, 그리고 바쁘게 움직여서 도저히 따라갈 수 가 없었다.
많은 것들을 놓쳐버리는 것만 같고, 그 감각조차 모르게 되어 버렸다.
그렇게 나는 이 섬에 돌아왔다. 이 섬은 나와 같다.
......창고에서 작업을 하고 있으면 여기가 현실인지 꿈인지 가끔은 모르게 될 때가 있다.
사실, 이 세계에는 그런 구별같은게 존재 하지 않는 것 일지도 모른다. 현실이라던지 꿈이라던지.
지금이라던지 옛날이라던지.
나비는 저쪽에서 팔랑팔랑 이쪽에서 팔랑팔랑 날고 있다.
나비는 그렇게 현재나 과거로 왕래 할 수 있는 지도 모른다.
나는 섬에 돌아온 날의 자신을 생각해 내고 있었다.
카토우에서 미사키로 성씨를 바꾼 나에게 이것저것 소문이 난무했다.
하지만 그건 원래 양모인 할머니와 나의 진정한 어머니사이의 약속이기도 했다.
내가 성인이 되었을때 내가 어느쪽인가의 성씨를 선택한다는 약속이였다.
그렇게 고민한 끝에 나는 미사키를 선택했다. 어째서일까나. 거의 만나적도 없는 친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나는 아마도 카토우 쿄우코라는 이름을 도시에 두고 오고 싶었던 걸꺼다.
「오늘부터 신세를 지는 미사키 쿄우코입니다.」
「응응. 마음이 내키는 만큼 있으면 괜찮아. 이 넓은 집에 이 늙은이 혼자는 아까우니까」
「감사합니다. 할머니」
예고도 없이 돌아온 나를 아무저니는 특별히 이유도 묻지 않고 따뜻하게 받아들여 주셧다.
「뭐 눈 깜짝할 사이에 이 넓은 집에 쿄우코 혼자가 될 지도 모르지만」
「아직아직 건강하신걸요」
「아하하! 양초의 불은 불타 사라지기 직전이 가장 빛난다고도 하잖니」
「또 그런 말을」
「저기 말야 내가 없어져도.......너가 그렇고 싶으면 여기에 있으도 괜찮단다.」
「네.......감사합니다」
「단지 내가 죽으면 그 창고를.......정리 해줬으면 해」
「창고라면 그 창고? 그 안에는 뭐가 있나요?」
「글쎄다. 할아범이 모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나도 모르게 저기에 놓여져 있던것들이야. 누군가의 유품도 있고기증받은은 것도 있지. 그렇게 갈 곳이 없어진 여러가지 것들이 적당히 늘여 놓여져 있는거야.......그건 그대로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계속 저 상태로 해두는 건 아니라고 생각이 들어서」
「돌아갈 장소에 돌아가야만 할때가 온단다. 그러니까 그 도움을 해줬으면 좋겠단다」
「응. 알겠어.」
짧은 시간이였지만 할머니와 2명이서 보낸 시간은 즐거웠다.
어느 추운 날, 할머니는 잔 채로 일어나지 않았다. 매우 조용히 가 버렸다.
나는 혼자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이 창고에서 할머니의 말대로 정리를 하고 있다.
「후아.......」
오늘도 졸리다. 나는 써내려간 목록 위에 푹 엎드려 조용히 눈을 감는다.
무거운 눈꺼풀의 저쪽에서 무엇인가가 창으로부터 들어 오는 것이 보였다.
「나비?」
신기한 색의 나비였다.
나비는 무엇을 찾는듯이 창고의 안을 돌아다녀 이윽고 나의 머리 위를 날기 시작했다.......
──쿄우코, 일어나──
팡팡하고 누군가에게 머리를 얻어맞아 나는 눈을 뜬다.
「아아, 히토미......왔어?」
히토미가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어라? 히토미가 있다는 건.......나는 아직 옛날의 꿈을 꾸고 있는 걸까나.
하지만 선반에는 정리하고 있는 한중간의 골동품들의 세워져있다.
그러면 이건 현실일려나
꿈도 현실도 관계없나
「저기, 히토미」
나는 얼굴을 조금만 들어 멍하니 말을 건다. 꿈속의 히토미에게
「여자아이말야 너가 말한대로 왔어」
「응. 어땠어?」
「즐거운 듯이 놀고 있어」
「매일 밖으로 놀러 다니고 돌아오고 나서는 완전히 지쳐서 푹 자버려. 아침은 라디오체조를 하러 가고」
「그래, 다행이다.」
히토미는 한 번도 본적이 없는 듯한 상냥하고 기쁜듯한 얼굴을 하고 있다.
시로하쨩한테 하는 것보다 좀 더 어른스러워진 듯한 온화한 얼굴이였다.
이런 얼굴을 나는 최근에 어디선가 자주 본 듯한 생각이 들었다
맞아......할머니가 나에게 향해주던 미소.
「근데 고민이 있는것 같아. 이 섬에서 중요한 용무가 있는 것 같아」
「응」
「히토미는 그 아이를 알고 있는 거야?」
「......응. 조금은」
「우미쨩은.......괜찮을까. 그 나이또래 치고는 너무 착실해서 반대로 걱정이야」
「분명히 이젠 괜찮아. 쿄우코의 덕분이야」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다. 정말로 다행이야
「저기, 쿄우코는 여름이 즐거워?」
히토미가 상냥한 소리로 물어본다.
「나? 나는......잘 몰라」
「.......그래. 그것도 어쩔 수 없을려나」
히토미는 몸을 돌려 출구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히토미 가버리는 거야? 이제 돌아오지 않는거야?」
「몰라. 하지만 그래, 아마도 여기에는 돌아오지 못할꺼야. 그 대신 목적도 행선지도 확실하기 때문에 이제 조금 있으면 나의 여행도 끌날거라 생각해」
「.......그래. 잘가 히토미」
──잘 있어 쿄우코──
「쿄우코씨」
「네!!」
어, 어라? 눈 앞에는 걱정인 듯한 나를 바라보는 사내아이
「어머. 하이리군. 언제 왔었니」
「언제 왔다니......1주일 전부터 와있었잖아요」
「????」
나는 잠깐 멍하니 생각한다.
분명히 여자아이가 와서.......나는 그 아이와 함께 지내고 있었는데
으응 아니야. 조카의 하이리군이 왔어. 언니한테도 연락이 와서.
어라? 하지만 역시 여자아이도 와있었던것 같은데. 그래서 우리들 3명이서......어라 여자아이라니 누굴 말하는 거지?
「하이리군은 혼자서 이 섬에 온거지?」
「네, 네네. 맞아요.」
「저기 어라? 여동생이랑 같이 오지 않았니?」
「잠에서 깨주세요. 저한테 여동생은 없어요」
「어라. 이상하네......」
자고 일어난 머리는 멍해서 꿈과 현실이 뒤죽박죽이 되어 있는 것인가 조금 혼란해 하고 있다.
「컵 우동 먹다말고 주무시다니......쿄우코씨 괜찮으신가요?」
「응? 먹다말고? 컵우동?」
「그거 불었어요.」
「아아아아아아」
책상에 올려져있는 컵면은 오랜 시간이 지난것처럼 식고 면이 불어있었다.
「먹으면서 자는 사람은 처음봤어요」
「......아하하」
「또 컵우동 이신가요」
「먹을래?」
「아니요! 애초에 불었잖아요. 그런것만 있으면 근육이 안 붙어요.」
「나, 나는 육체미를 만들고 싶은게 아니니까」
「하지만 건강에 나쁘잖아요.」
「그러고보니 하이리군은 왜 여기에 왔니?」
「창고의 정리하다가 조금 쉴려구요.」
「창고의 정리? 어째서?」
「네? 창고정리를 하러 왔으니까요」
「마,맞다 그랬지」
......응? 데자뷰. 비슷한 이야기를 어디선가 나눈것 같다.
지금과 같이 하이리군이기 도와준다고 했을때 나는 거절한듯한 생각이 든다.
아직 그때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지만 그건 언제의 일일려나. 올해말고도 하이리군은 여기와 왔던 일이 있었던가.
창고의 정리인가. 나는 목록을 만들고 다른 작업을 부탁하면 될 것 같다.
솔직히 선반의 정리를 하나도 되어있지 않다. 사실은 지저분하게 어질러진 이 장소가 나는 좋았다.
쭉 이대로 해두고 싶었다.
나는 조금 생각해본다.
하지만 할머니한테 부탁받았으니까. 사실은 그러면 안된다.
올 여름에 제대로 정리를 끝내야지.
하지만 어째서인지 나는 알고 있었다. 나한테는 무리라고.
──그 아이의 도움이 필요할꺼야──
하이리군이 그것을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니까......
「자 그럼 하이리군. 계속 부탁할께」
「네! 맡겨 주세요.」
.......일단 시작하자 하이리군은 열정적으로 작업을 계속해주었다.
대신에 창고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던 나는 할 일 없이 따분한 시간이 생겼다.
나는 요리같은 것을 해보았다. 언제 이래일 려나. 원래는 서투루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샌가 전혀 하지 않게 되었다.
모처럼 만들었지만 하이리군은 집중하고 있는 것인지 거의 창고로부터 나오지 않았다.
나는 느긋하게 맛을 보며 밥을 먹고 욕실에 들어가 방에서 자기로 했다.
그것은 오랫만에 깊고 깊은 꿈조차 보지 않는 잠이였다.
......눈이 깨진다. 어느 샌가 아침이 와 있었다.
「안녕~」
거실에 가니 하이리군이 아침밥을 먹고 있었다.
「안녕하세요......어라 쿄우코씨 괜찮으신가요? 조금 안색이 나빠요.」
「우응. 괜찮아. 평소에 잠을 자지 않는 시간에 잔 탓일려나.」
「평소에 잠을 자지 않는 시간이라니.......제대로 밤에 잔 것 뿐이잖아요.」
「그렇네. 이상하네」
같은 것 같으면서도 다른 여름이 지나간다.
천천히 흘러가는 큰 구름을 바라보며 생각하고 있었다.
그 창고를 멈춰 서고 있는 변명으로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라고 하면.
창고의 정리가 끝나면...... 나는 걷기 시작할 수 있을까.
......어디로?
이윽고 8월의 캘린더가 끝날려고 하는 무렵
「저기 끝났습니다. 창고의 정리」
「어머 정말??? 굉장하네」
저렇게나 흩어져 있던 창고를 정리해 버렸다니. 랄까 지금까지 나는 뭘 하고 있었던건지.
하이리군은 부끄러운 듯이 웃는다.
「끝냈다고 해도 뭐랄까 저 나름대로 즐거 버려서요.」
하이리군을 따라서 창고로 간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 나는 그 광경에 우두커니 섯다.
순서없이 제멋대로 밀어넣어져 있던 골동품들은 지금은 누가 한 눈에 봐도 정연하게 늘어져 있는 것이 보인다.
그뿐만이 아니라.......거기에는 신기한 질서가 있었다. 창고의 안에서 뒤엉켜 있던 무엇인가가 예쁘게 정렬되어져 있다.
그것은 나 자신의 기억조차 정연하게 생각나게 해주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째서 내가 이 섬을 나가서 그리고 어째서 돌아왔는지.
잊을리가 없지만 어디에선가 쫓아 버릴려고 하고 있던 여러가지 것들이 정연하게 나의 마음속에서도 정리되어 간다.
뒤틀려 있던 시간이 돌아오고 있다.
그곳에는 가슴이 조여지는 듯한 괴로운 추억도 있고.......반짝반짝 빛나는 소중한 추억도 그곳에는 있다.
나의 여름에는 결론짓지 못한 것, 잊을 수 없는 것, 여러가지 추억들이 혼재하고 있어서 어떤 식으로 정리하면 좋은지 나에게는 전혀 몰랐다.
하지만.......이걸로.......간신히......
──시간의 미로로부터 빠져나갈 수 있다──
그런 알수 없는 안도감을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
처음 이 창고에 들어갔을때 할머니께 들었던 것이 기억났다.
『할머니 이 창고는 뭐야』
『으음 뭐라고 할까나. 쿄우코는 이런 적 없었니? 어릴 적 밖에서 놀고 있을때 무엇인가를 찾아내거나 한 적』
『무엇인가를?』
『그래그래. 약간 신기한 형태의 돌이라던지. 누군가에게 받은 껌이라던지. 덤으로 받은 과자라던지. 그런 중요한 것들을 소중하게 포켓 안에 넣은 적 없었니?』
『음.........그런일들도 있었다고 생각해.』
『그래. 나도 있었단다. 어렸을때 포켓안에 넣어 지퍼를 잠궈.......잃어버리지 않게 소중히 해두었다. 하지만 그 다음달에는 까맣게 잊어 버려서 어느 새인가 없어지고만 것들. 하지만 문득 생각이 나서 포켓을 찾아보면 그 조각이이 남아 있던 일들.』
『남아있는.....조각』
『그래. 그것든 정말로 작은 조각이여서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낼 수 없지. 결국 이 창고는 그러한 곳이란다.
누군가의 소중한 무엇인가를 살그머니 두는 장소. 그리고 그렇게 잊혀진 장소』
하이리군과 함께 처음 이 창고안을 보았을때 그는「할머니꼐서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계셧죠?」라고 물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