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벼루_ 2019. 3. 30. 15:33

Summer Pockets」 숏 스토리 ~여름의 눈부심 속에서~ 

【나루세 시로하편】

 

섬머포켓의 본편에서는 그려지지 않은 본편 이전의 이야기나 후일담등 보여드리지 않았던

비화들를 오리지널라이터들이 집필.

공식사이트에서 시리즈 게제중. 갱신은 매월 말을 에정하고 있기 때문에 기대해주세요!

 

글 : 니이지마 유우(新島夕), 카이(), 하사마(ハサマ)

그림 : 휴무윤 (ふむゆん)

 

 

 

p.s 시로하 숏 스토리는 섬머포켓 본편의 네타가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플레이중 혹은 플레이중이신 분들은 클리어를 하신 후 감상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원문출처 : http://key.visualarts.gr.jp/summer/ss/shiroha_ss.html

 

<보내는 말>

 

여름방학이 끝난 학교는 여름방학전의 학교와 비교해서 뭔가 크게 바뀐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한달만에 보는 클래스메이트들의 표정은 왠지 그전과는 조금은 다른 듯한 느낌이 든다.

나는 어떻게 보일려나?

 

 

 

2학기가 시작되고 1주일이 지났다.

점심시간이 되자 나는 런치박스를 책상위에 꺼내서 점심식사의 준비를 한다.

주변에서는 제각각 사이 좋은 그룹끼리 모여 점심을 먹기 시작한다.

 

「(그럼 잘 먹겠습니다.)」

나는 마음속으로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도시락에 손을 뻣는다. (이야기할 상대 없고)

「시로하있어-?」

갑자기 밝은 목소리가 복도로부터 울려퍼진다.

「!?」

 

클래스메이트의 여자아이들이 얼굴을 감싸면서 뺨을 붉히고 있었다.

고개를 돌리니 다른 클래스의 미타니 료우이치군이 얼굴을 내밀어 들여다 보고 있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와이셔츠의 앞을 열고 보기 좋게 그을린 신체를 드러내고 있다.

나는 일단 타인의 행세를 하기로 했다.

 

「시로하 없나? 시로하-!」

「......」

무리 같다. 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 있다있어! 시로하-! 잠깐 괜찮아?」

「아, 알겠으니까」

호기심 가득한 시선에게 배웅받으며 나는 마지못해 복도에 향한다.

 

 

 

「.......저기......무슨 일.......」

「그렇게 귀찮은 듯한 표정 안 지어도 되잖아. 이거 건네줄려고 생각해서 말야」

료우이치군이 포켓트로부터 무엇인가를 꺼낸다.

나는 반사적으로 그것을 뿌리쳤다.

「그만둬」

「왜 뿌리치는 거야!?」

「이상한 것을 보여준다고 생각해서」

「나를 뭐라과 생각하고 있는거야!」

「이상한 사람」

「뭐, 뭐 상관없어......그런게 아니라 사진이 나왔어」

 

말하고 나서 료이치군은 봉투로부터 한 장의 사진을 꺼낸다.

「사진? !? 이이이이, 이건」

그건 지난 주......여름 방학의 마지막에 모두가 함께 찍은 사진이다.

중앙에는 내가 있고, 그리고 나는 어떤 남자아이에게 의지하도록 서 있었다.

거의 껴안겨 있는 듯한 모습으로.

이것만 보면 마치 청순한......청순한......

 

「그만둬」

「또 뿌리쳤다!」

「그런 것을 보여줘서 어찌할 셈이야」

「그런 것이라니 심하네. 기념 사진이잖아. 자 여기」

「그만둬」

「그러니까 왜 뿌리치는거야!」

「뭐랄까......」

 

나는 뒤로 물러나서 거리를 취한다.

「그렇게 귀찮을 것 같은 얼굴 하지마. 부탁이 있어서 말이야. 이걸 하이리에게 보내줬으면 해.」

「엣, 어째서」

생각지도 못한 이름이 나왔다. 타카하라 하이리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심장의 두근거림이 빨라지는 것이 느껴진다.

 

「이봐 이봐. 고백해서 연인이 되었잖아. 뭘 이제와서 수줍어 할 필요가 있어.」

「그, 그런 것이 아니야」

「틀린거야?」

「단순한, 친구......」

「뭐어......그래도 좋으니까 부탁해」

「......」

 

나는 생각한다.

확실히 이상하게 생각될정도로 계속 거절하는것도 이상할지 모른다.

사진을 보낸다. 그것뿐의 일

 

「사진을 보내면 되는거지. 알겠어」

「잠시만. 봉투에 사진만 넣어서 보낼려고 생각하고 있는건 아니겠지?」

「? 그럴 생각인데」

「아니 그럼 뭐랄까 따분하지 않을까? 그렇게 하면」

「음식이라도 같이 보내는게 좋을까?」

「아니 아니. 그 편지라도 쓰면 어때.」

「펴, 편지!? 어째서」

「어째서라니. 그러니까 사진만 달랑 보내는 것도 외롭잖아」

「편지를, 쓴다.」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되니까 부탁할께」

 

료이치군은 손을 흔들고 떠나갔다.

「편지......편지......음」 

나는 우두커니 서서 신음했다.

 

 

곤란하다. 매우 곤란하다.

사진을 보낼뿐이였던 이야기가 편지라고 하는 옵션이 더해지는 것만으로 왠지 굉장히 귀찮은 작업이 되어버린 것 같다.

편지라고 해도 말야

 

「(쓰는 건......별로......)」

점심을 먹을 기분이 들지 않아서 나는 비틀비틀거리면서 복도를 걸으면서 생각했다

 

「카노우, 무슨 일이냐. 여름연습에 참가하지 않았잖아.」

「?」

저쪽에서 텐젠군이 클럽의 고문선생님께 혼나고 있다.

「죄송합니다. 실은 산속에 틀어박혀 특훈을 하고 있었습니다.」

운동복차림의 텐젠군은 라켓을 지으면서 자세를 잡고 있었다.

 

「사, 산에? 산에 틀어박혀서 뭘 하고 있었던 거냐.」

「광속 스매쉬를 체득하고 있었습니다.」

「광속 스매쉬!? 그것은 어떤 스매쉬냐......」

「굉장히, 빠른 스매쉬입니다.」

「굉장히, 빠른 스매쉬?」

「네」

「어느정도 빠르냐」

「광속입니다.」

「광속이라고!? 그럼 그건......」

「광속 스매쉬입니다.」

「뭐라고!?」

 

뭔가 매우 어려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역시 다른 사람을 찾자......

텐젠군의 이야기를 가끔 나에게는 너무나 어렵다.

「시로하잖아. 왜 그래. 우울한 얼굴을 하고」

라고 생각했지만 눈치채졌다.

결국 경위를 텐젠군에게 설명하는 일이 되었다.

 

「......과연 알겠다. 그래서 무엇을 쓰면 좋을까 고민하고 있는 거였군」

「응」

「타카하라는 동아리의 일로 고민하고 있었던것 같았는데 그 후는 어떻게 되었을려나」

「그렇네」

 

맞아. 하이리는 수영부에서 여러가지 일이 있었던것 같고

그 후 제대로 복귀할 수 있었을려나.

헤엄칠 수 있게는 된 것 같았고 이제 괜찮을려나

굉장히 빨랐고 복귀했으면 반드시 대활약 하겠지. 분명

 

「......신경 쓰일까?」

「엣!?」

나도 모르게 생각에 빠져있었더니 텐젠군이 부르는 소리에 제정신으로 돌아왔다.

「신경이 쓰이면 물어보면 좋지 않는가.」

「하지만 그런거 물어봐도 될려나」

나의 말에 텐젠군도 골똘히 생각한다.

 

「흠. 어떨려나. 섬세한 문제이니까」

「그렇지」

「이렇게 살그머니 완곡하고 자연스럽게 접해 보는건 어떤가」

「완곡하고 자연스럽게? 왠지 굉장히 어려울 것 같네」

「시로하라면 가능할꺼다. 뭐니뭐니해도 시로하는 소설가가 되는 것이 꿈이니까」

「응......」

 

수긍하던 나는 당황해서 목을 흔들었다.

「언제 그런 꿈을 말했어!?」

「뭐야 아닌가. 소설가가 되는 것이 꿈인 애는 나의 사촌자매였나」

「어째서 그렇게 쉽게 나와 사촌자매의 아이를 혼동하는거야!」

「아니 나의 사촌자매도 시로하와 같이 곱슬머리로 고민하고 있어서 그래서 햇갈린다고 할까」

「말하고 있는 순간에도 햇갈리고 있어! 애초에 나는 곱슬머리를 신경 쓴 적 없어!」

「그런가. 미안. 상당한 곱슬머리이니까 틀림없이......」

「신경쓰이는 말 하지맛!」

 

후우, 후우 무심코 울컥하게 되어 반론해 버렸다.

혹시 나는 곱슬머리를 신경쓰고 있어? 아니아니 이상한 것에 홀리면 안돼.

그렇다. 딱 좋으니 텐젠군에게 부탁해 보자

 

「저, 텐젠군이 하이리에게 보낼 생각은 없어?」

「응? 어째서이지」

이상한 듯한 텐젠군. 나는 그의 마음에 영향을 줄 것 같은 이유를 적당하게 생각했다.

 

「그게 탁구의 특훈의 일환으로」

「시로하」

텐젠군은 진지한 얼굴로 나를 되돌아 봤다.

 

「응」

「편지와 탁구는 별로 관계없다. 냉정해져라.」

「네」

 

 

 

텐젠군과 헤어져서 유리창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지긋이 바라본다.

심한 곱슬머리는 아니지......

「음-......」

 

「시로하-」

「아, 아오」

밝은 미소를 지으며 아오가 걸어 온다.

 

「무슨일이야. 텐젠과 뭔가 상담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저기......곱슬머리가......」

「곱슬머리?」

「그게 아니라!」

「??? 무슨 일이야」

「편지를 쓸때 필요한 어드바이스를 부탁했는데 이상한 화제로 넘어가서」

「인선을 상당히 잘못했네. 편지라 그 녀석......하이리한테지?」

「으,응. 아오라면 뭘 써?」

「나라면 뭘 쓸까나」

아오는 조금 골똘이 생각을한다.

 

「저기 시로하랑 그 녀석은 사귀고 있지」

「엣.에에에에에」

「아니 수줍에 하지 않아도 괜찮잖아. 모두의 앞에서 저런 고백을 하고나서 이니」

아오가 쓴 웃음을 지었다.

 

「그러면 그런거 쓰면 좋지 않아?」

「그런거라니 어떤거」

「그, 뭐랄까 그, 저기......예를 들면 츄 하고 싶다던가」

「붓」

나는 무심코 숨이 막히고 말았다.

 

「쓰지 않아! 갑자기 그런 내용」

「아니 미안. 아하하......조금 너무 스트레이트하네. 하지만 하고 싶다고는 생각하고 있지?」

「하고 싶지 않아. 그런 것 생각하고 있지 않아.」

「생각하지 않는구나. 나라면 생각할텐데」

「누, 누구랑」

나의 말에 아오는 조끔 당황한 얼굴로 동요한다.

 

「아, 아니. 그 녀석이라는게 아니야? 일반론으로써. 그리고 그런 것 써져있으면 기쁘다고 생각할텐데」

「기, 기쁠려나」

생각해 봤지만 몬가 딱 하고 오지 않는다. 텐젠군이상의 엉망진창이 나온듯한 느낌이 든다.

 

「그럼 은근슬쩍 암시하는 정도면 괜찮잖아」

「암시?」

몬가 텐젠군도 비슷한 것을 말한 듯한 기분이 든다.

「(암시하는 건 괜찮을려나. 몬가 잘 모르게 됬어버렸다......)」

 

좀 더 착신한 어드바이스를 줄 만한 사람은 없을려나.

맞어. 1명 얼굴이 떠올랐다.

나는 C클래스로 발길을 향했다.

 

 

 

「노미키」

노미키는 자신의 책상에서 개조총의 손질을 하고 있었다. 나의 소리에 뒤돌아 보고 이쪽으로 온다.

「응? 시로하잖아. 드문데. 왜 그래」

「저기, 사진을 보내라고 해서......소년단을 대표해서」

「아아 그래그래. 미안하지만 부탁할께」

「응. 그건 괜찮은데 편지도 함께 보내라고 해서말이야. 보내지 않아도 괜찮겠지. 사진만으로도......」

「편지? 아아 그건 있는 편이 좋곘지」

「그, 그래......그렇지만......편지라고 해도 나 그런 것 쓴 적 별로 없고」

문득 눈치챈다. 별로 나에 대해서 쓰지 않아도 괜찮잖아. 어디까지나 대표로 보낼 뿐이니까.

 

「노미키는 뭔가 전할말 없어?」

「내가? 타카하라한테?」

「응」

「그렇네......감사를 전하고 싶다.」

「감사?」

「착실한 실험체는 타카하라뿐이였으니까. 여러가지 고마웠다. 료우이치는 바로 죽어버리고 텐젠은 계속 라켓으로 막아버려 이상할 정도로 텐션이 높아지니까」

......노미키는 투덜투덜하고 말을 했다.

 

「그, 그렇구나」

착실한 실험체. 그 단어자체가 착실 하지 않은 것 같은데.

「아니, 아니다.」

깜짝하고 노미키는 무엇인가에 눈치 챈 것 처럼 목을 흔들었다.

 

「나에 대한 것은 어떻게 되던 좋잖아. 시로하는 자신에 대한 것을 쓰는게 좋다.」

「그렇지만 섬을 대표해서 쓰는 거니까 나에 대해서는 특별히」

「뭐 그것도 그렇지만 타카하라는 알고 싶어 할껄. 시로하에 관한 것 」

「나, 나에 대한거라고 해봤자 어려워」

「그런가. 그렇지만 편지로 재차 자신에 대한 것을 이야기해보는 것도 괜찮을 거야」

 

가버렸다.

재차라고 해봤자 아무것도 쓸 건 없는데

학교에 가 보통으로 자고 생활을 하고

아니것도 아닌 일이여도 괜찮을려나.

어제의 저녁밥이 맛있었습니다. 라던지?

 

「~~~」

안된다. 머리속이 복잡하다.

「응?」

저 사람은......

저 쪽을 걸어가는 선배. 확실히. 맞아......미즈오리선배

그렇게 친하지는 않지만 연상이고 혹시 좋은 조언을 해줄지도 모른다.

용기를 가지고 말을 걸어 보기로 했다.

 

「저, 저기!」

「응?」

되돌아 본 선배가 나를 보고 환하게 미소를 지었다.

 

「어머. 시로파씨」

......시로파? 뭐 상관없나.

「무슨 일이니」

「조금 상담하고 싶은게 있어서」

「상담?」

이상한듯이 나를 본 선배는

 

「아아, 그렇구나. 시로하씨 정도의 크기라도 나는 충분하다고 생각하는데 말야」

「크, 크기?」

「하지만 좀 더 위를 목표로 한다면 말이야. 그건 바로 만져받으세요! 하이리군에게!」

「무무무무, 무슨 이야기인가요!?」

이야기가 이상한쪽으로 흘러가는 것을 바로 잡으면서 어떻게든 선배에게 설명을 끝냈다.

 

「편지? 편지네」

턱에 손을 괴고 선배를 잠깐 생각한다.

「사내아이의 기분은 나도 잘 모르지만 내가 받았을때 기쁜 편지는 어떤 편지인지는 알게 줄께」

「정말인가요. 부탁드립니다.」

「그건 바로 『파이타쿠』」

「파이,타쿠」

파이타쿠......파이타쿠...... 들은 적이 없는 단어다.

「그건 어떤건가요」

「으음. 시로하씨는 순진하네. 파이타쿠라고 하는건 파이타쿠야」

「???」

멍청하게 있는 나에게 선배는 살그머니 귀속말을 한다.

 

「파이타쿠라고 하는건 말야......」

「네」

 

......

 

 

「뭐뭐뭐뭐뭐뭐뭐뭐뭐」

나는 굉장한 기세로 뒤쪽으로 물러나 선배로부터 거리를 취했다.

「그런 무서운 것을 보는 것 같은 눈으로......」

「바보입니까! 변태입니까!」

「한 쌍의 젖가슴. 이야」

「바보로 변태!」

「후훗. 하지만 기뻐하는 건 분명할껄」

「그런 건 당신뿐!」

「하지만 글자뿐으로는 외롭잖아. 그 사람의 존재가 느껴지는 것 같은 흔적이 편지에 있으면 기쁠거라고 생각해」

「흔적이 느껴진다......」

 

무엇인가 멋진 말을 하고 있는 것 같지만 굉장히 속고 있는 듯한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일단은 참고로써 마음속에 담아두자.

 

※파이타쿠는 젖가슴(옷'파이') + 탁본('타쿠'혼) 조합해서 만든 말 같습니다.

 

 

 

자리로 돌아가서 편지와 마주본다.

모은 정보를 정리해보기로 했다.

왠지 일관성이 없는 어드바이스뿐이지만

어쨌든 써 보자.

의외로 잘 될지도 모른다.

......10분 후

의외로 술술 쓸 수 있었다.

 

 

 

『삼가 아뢰옵니다. 타카하라 하이리님

 

사진을 보냅니다.

그때는 뒤에서 누군가한테 밀려 이와 같이 부딪쳐 버려 죄송합니다.

 

부딪쳤다고 하니, 부.....부활동? 그러고보니 동아리같은 것을 쉬고 있다던가 하는 말을 들었던 것도 같습니다.

그렇게 신경 쓰이는 일은 아니지만 어떤 느낌이신가요.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외국의 영화를 보고 있으면 자주 키스를 하고 있습니다.

문화의 차이군요. 그렇지만 국제화시대이니 일본도 저렇게 되어 갈까요.

조금은 부끄럽네요. (타의는 없습니다.)

 

저는 건강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어제밤은은 가자미졸임과 물두부를 먹었습니다. 매우 맛있었습니다.

이것이 저의 근황입니다.

 

추신 

노미키가 실험체가 되어줘서 고마워. 라고 전해달라고 합니다.

 

그리고 저의 손도장을 눌러 둡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재차 읽어 보면......

「이건 아냐!」

있을 수 없다.

애초에 왜 손도장을 찍은 건가.

붉은 손도장은 편지의 마지막에 자리잡아 혈판장과 같은 수수께끼의 삼엄함을 풍기고 있다.

「편지......몰라......모르겠어」

혼란이 극해 달해서 나는 책상 위에 푹 엎드려 버렸다. 머리에서 열이 나는 느낌.

 

「나루세씨~이」

「!? 무, 무, 무슨일이야」

당황해서 튀어오르듯이 일어난 나는 똑바로 서서 뒤를 돌아 보았다.

뭔가 임전태세의 고양이 같다. 라고 스스로 생각한다.

「저기, 머리에서 연기가 나고 있는데 괜찮은가 하고」

말을 걸어 온 것은 같은 클래스의 여자아이 그룹이다.

저쪽에서 도시락을 먹고 있다가 음음하고 고민하고 있는 내가 눈에 들어 온것 같다.

 

「뭐야뭐야 숙제라도 까먹은 거야」

「그건 너나 하는 거고」

여자아이들은 흥미진진하게 나를 둘러싸고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왔다.

생각하지도 않은 사태에 위축하면서도 짜내듯이 대답을 한다.

 

「펴,편지를 쓰고 있어......」

「편지? 누구한테」

「이번 여름방학때 알게 된......사람」

「사람이라니 누구?」

「누구라니......그건......」

......나는 대략적으로 그 동안의 이야기를 했다.(상당히 머뭇머뭇거리면서)

 

「에에에엣. 여름방학때 놀러 왔던 남자애한테!?」

「으,응」

「그래서 멀고 먼 현지로 돌아간 그 사람한테 편지를 쓰는 구나.」

「뭔가 멋져!」

「그, 그런 것이 아니야」

「남자친구야?」

「아니야......」

「그렇구나」

「하지만 편지라던지 서툴러서」

「아. 나도 그래. 가족한테 편지같은거 쓰는 것도 그렇지만 굳이 뭔가를 써서 보낸다는 건 뭔가 쑥스럽기도 하고」

「마.맞어맞어」

드디어 공감을 할 수 있는 의견이 나왔다. 조금은 기쁘다.

 

「그런 경우는 바로 이거야. 캐치프레이즈 전략.」

「캐치프레이즈 ?」

「딱 한 문장만, 제일 전하고 싶은 것만 딱 써봐」

「맞어맞어. 여러가지 쓸려고 하기 때문에 잘 안써지는 거야」

「한 마디만......응. 그럼 쓸 수 있을 것 같아」

「응응」

「그래서 나루세씨는 말야」

「엣, 왜」

 

......

 

 

그대로 모르는 사람들과 같이 점심을 먹었다.

우응, 클래스메이트이니까 모르는 사람은 아니지만

다른 사람과 밥을 먹는건 이것저것 신경써야되는게 많아서 지치네.

하지만......조금은 즐거웠을지도 모른다.

맞어 즐거웠다.

지난달의 일을 생각해 낸다.

 

하이리가 오고나서 여름방학에 여러가지 것들을 했다.

한 마디만, 가장 전하고 싶은 것.

말하고 싶은 것.

그건.......

 

만나고 싶다.

또 만나고 싶다.

「......만나고 싶네」

엣.......

나, 나 지금 뭐라고 중얼 거리고 있는거야!

「~~」

이런 말 쓸 수 있을리가 없어.

하지만 비슷한 거라면

「좋아」

 

 

 

2학기가 시작하고 1주일이 지났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나서라고 말하는게 맞는걸까 근신이 풀리고 나서라고 하는게 맞는걸까.

나의 정학은 방학이랑 겹치고 있었던 탓으로 다른 학생들은 모르고 있었다.

단지 자주 쉬었던 학생이 여름방학을 경계로 제대로 출석하게 되었다.

그래서 옛날처럼 클래스메이트와도 아무렇지 않은 이야기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나 이외 아무도 깨닫지 못하는 작은 변화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는.......여름이 끝을 맞이하면서 가을이 부쩍 다가오듯이 여름방학이 시작하기전과 끝나고 나서는 계절이 완전히 바뀐듯한 그런 기분이였다.

지금은 이 거리에서의 하루하루가 이상하게도 신선하게 느껴진다.

그 섬에서 보낸 나날들과 같이 반짝반짝거리고 있다.

그 섬에서 내리쬐는 햇살의 눈부심이 아직도 눈꺼풀 뒤에 남아 있어서 이 거리에서의 생활조차 빛나고 있는 듯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어느날 아침

현관을 나오니 우편함에 편지지가 끼여 있는 것을 찾아냈다

발신인은

 

『토리시로지마 소년단』

이라 되어 있다.

『타카하라 하이리님』

라고 가는 글자로 적혀 있다.

가슴을 크게 울리면서 봉투를 잘랐다.

희미하게 나마 바다의 냄새를 맡은 것 같았다.

 

──그 나날들이 떠오른다.

깜깜한 밤의 노두렁의 길

희마하게 들리는 벌레의 소리를 지우는 바이크의 소리.

밤 하늘에 가득한 별.

 

그런 그리운 얼굴들이 비친 사진을 나는 손에 들었다.

그립고도 쑥스러운 사진.

동본된 편지에는

 

『언제던지 돌아와라』

 

강력하게 그것만 쓰여져 있었다.

하늘을 새가 날아간다.

그래.

나는 언제라도 돌아갈 수 있다.

그 장소에.

그 여름에.

 

「다녀오겠습니다!」

깨달으면 전력으로 나는 달리기 시작했다.

다음의 여름방학에 이어지는 그 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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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로하 너무너무 귀엽네요

일러도 귀엽고 시로하도 귀엽고!

 

그나저나 시로하는 다른 히로인들 이후에 나올줄 알았는데 의외로 카모메보다 빨리 나왔네요.

다음편은 카모메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