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벼루_ 2021. 5. 30. 00:37

 Key의 최신작인 LOOPERS를 올 클리어 했습니다.

 Key의 단편시리즈중에서 맨 처음을 장식하는 작품으로 처음에 공개됬을때만 해도 기존의 Key노선과는 다른 분위기의 작품에다가 무엇보다 시나리오 라이터가 좋은 쪽으로도 안 좋은 쪽으로도 유명한 용기사07이라 기대보다는 걱정이 약간 더 많았던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일단 분량은 진짜 짧긴 짧습니다. 예상은 하긴 했는데 느긋하게 플레이를 했는데 6~7시간 정도에 에필로그를 본 듯한 느낌였습니다. 게다가 선택지 하나 없는 구성이라 단편소설을 읽는 느낌도 들었구요.

 그래도 막 엄청난 수작이나 명작같은 임펙트가 큰 미연시는 아니였지만 처음에 했던 기대치보다는 훨씬 더 재미있게 플레이 한 작품이였습니다.

 초반에는 용기사의 색체가 묻어나오면서 루프와 세계관의 이야기를 하고

 중후반에는 Key의 감성이 뿜어져 나오는 이야기였네요.

 용기사하면 뭔가 기승전병의 시나리오라는 느낌이 있는데 이번에는 그래도 나름 하나의 단편 작품으로써 깔끔하게 끝을 맺었습니다.

 중후반에 나오는 용기사의 느낌과는 다른 Key 감성도 그렇고 직접 언급한 것도 있고 하니 아마도 Key내부에서 폭주(?)하는 용기사를 적절히 잘 제어한것 같네요 ㅋㅋㅋ

 언제 끝날지 모르고 매일을 루프한다는 설정.

 루프물의 대부분이 뭘해도 해도 결국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온다는 장르의 특성때문에 무거운 작품이 대부분이고 이 루퍼즈도 기본적으로는 루프물인지라 어두운 부분이 초반하고 후반부에 제법 나오는데 히루다&레오나라는 만담콤비덕분에 중간중간 웃으면서 플레이를 할 수 있었습니다.

 만약 이 콤비가 없었다면 작품 분위기가 더 어두워졌을테고 그러면 지금 이 수준의 몰입감을 낼 수 없었다고 생각하네요.

 그리고 루프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인 타이틀 제목인 루퍼즈, 그리고 루프물에 일가견이 있는 시나리오 라이터인 용기사.

 이 2개때문에 발매전에는 본격적인 루프물일 줄 알았는데 막상 플레이를 해보니 루프물이라고 하기보다는 루프물의 탈을 쓴 소중한 보물 찾기 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물론 작중에 루프가 있었기에 벌어지는 사건들이 대부분이고 처음부터 끝까지 루프가 중요한 역활을 하긴 하지만 작품의 핵심은 아니였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한계라며 포기해버린 것들

 일상에 익숙해져서 지루해진 것들

 현실에 부딫혀서 단념한 것들

 등등 잃어버리고 놓친 자신의 소중한 보물들을 찾아가는 것.

 이것이 이 작품에서 말하고자하는 핵심 주제였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루프물보다는 나에게 소중한 보물을 찾는 것을 좋아하는 입장에서는 이런 부분이 장점이였지만 반대로 루프물을 원하고 들어오신 분들께서는 실망할 수 도 있는 이야기였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마지막의 마지막인 에필로그...... 중에서도 마지막 CG....

 100% 의도하고 그런 CG를 넣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너무나 불호였네요. 이야기의 완성도 운운의 문제가 아니라 제가 저런 방식으로 끝내는 것을 싫어해서 순전히 개인 취향 문제로 불호였습니다.

 코스요리를 잘 먹다가 마지막에 제가 싫어하는 요리가 디저트로 나온 느낌....

 딱 이 느낌이였습니다.

 첫 플레이에 마지막 그 CG를 보고 진짜 오만생각이 다 들었네요 ㅋㅋㅋ 덕분에 에필로그 파트에 3번은 돌려보고...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순전히 개인취향이 문제이고 해석도 여러가지가 나오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많이 아쉬웠던 엔딩이였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아쉬운건 용기사 답지 않게 초반 프롤로그부터 세계관과 엔딩에 관련되서 너무나 많은 힌트를 줬던 점이였네요.

 초반에 약간 하다보면 스토리를 예측하면서 플레이를 하게 되는데 힌트나 주어지는 정보가 너무 많아서 마지막 결말까지 크게 틀린점 없이 생각했던것과 거의 비슷하게 스토리가 진행됬을 정도이니... 뭔가 기대했던 반전이 없이 약간은 심심한 맛이 든 점도 단점이였네요.

 하지만 위에서 말한 만담콤비인 히루다&레오나 콤비덕분에 작품전체의 평가가 올라갔을정도로 이 2명의 이야기가 너무너무 좋았습니다.

이 작품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와 파트를 꼽으라고 하면 주저없이 이 콤비를 뽑을 정도이니....

 일단 히루다&레오나의 캐릭터성이 좋은 것도 좋은 거지만 중간에 거의 주역급으로 단독 스토리가 있는데 그 스토리가 Key감성이 가장 많이 녹아든 스토리임과 동시에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두 사람의 관계성, 성우분의 열연 등등이 시너지효과를 발휘해서 메인 스토리보다 훨씬 더 좋았던 이야기였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츳코미와 보케 관계로 그려져서 개그 캐릭터인가? 했는데 갈수록 보여지는 두 사람의 과거와 그 앞에 있는 커다란 문제와 그걸 뛰어넘는 모습까지....

 진짜 루퍼즈를 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캐릭터들 이였습니다.

 메인 히로인인 미아도 충분히 귀엽고 제 취향이긴 하지만 이 두 사람이 없었다면 기대이하의 작품이 됬을 수도 몰랐겠네요.

 그리고 짧은 분량안에서 조연들은 많이 나오는데 막상 그들의 이야기가 애매한 분량으로 있는것도 아쉬웠네요. 히루다&레오나를 제외하고는 이게 스토리가 있는것도 아니고 없는것도 아닌 그냥 수박 겉핥기처럼 다뤄도 이저도저도 아니게 된 점도 단점이였습니다.

 차라리 인물을 줄이고 분량이 약간 늘려서 서브캐릭터들도 히루다 정도의 분량이 배정해줬으면 좀 더 좋았을 거라 생각합니다.

 

 

 애초에 기대했던 기대치가 낮아서 기대보다는 재미있게 했던 전체적인 완성도를 보면 아쉬운 점이 있었던 미연시 였습니다.

 단편소설같은 느낌이지만 책장을 딱 덮고 얼마 지나면 기억속에서 사라져 희미하게 읽긴 읽었는데.... 정도의 작품이였네요.

 그래도 워낚 짧은 분량이고 위에서 말한 Key느낌이 많이 들어가 있으니 관심있는 분들은 플레이 해도 시간을 낭비한 수준의 작품이 아닐거라 생각됩니다.

 그나저나 저번 섬머포켓의 니이지마때도 그렇고 뭔가 Key는 시나리오 라이터의 색에 최대한 나키게로 대표되는 Key감성을 담을려고 노력하는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작가의 색도 색이지만 폭주.....라고 해야되나? 그걸 최대한 막으면서 중후반부에는 Key의 색체를 강하게 넣는 것.

 그 결과가 섬머포켓의 니이지마와 이 루퍼즈의 니이지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방식이 어찌보면 라이터를 제어하고 통제하면서 쓰고 싶은대로 못 쓰고 윗선(?)에서 통제하면서 일일히 참견해서 결국은 라이터가 그리고 싶은 세계관을 제한하는 악수가 될수도 있지만

 반대로 Key의 감성선과 색체를 좋아하는 속칭 카깃코로 불리는 충성고객에서는 충분히 통하는 세일즈 포인트라고 생각되네요. 실제로 저도 그랬구요.

 그리고 라이터가 쓰고 싶은대로 폭주해버리면 아인슈타인같은 결과물이.....

 

 Key가 20주년 기획으로 기획한 단편 시리즈가 전부 이렇게 라이터와 원화가 둘 다 기존의 Key스텝이 아닌 외주의 느낌으로 제작되는데 앞으로 남은 작품들도 이런 느낌이 들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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