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벼루_ 2022. 6. 18. 21:36

 라이어 소프트에서 2002년에 발매한 구작인 "썩은 공주"를 올 클리어 했습니다.

 예전부터 특이한 소재의 작품에다가 호시조라 메테오가 라이터라고 해서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제서야 플레이를 했네요.

 플레이 하긴 전부터 소문을 듣긴 했지만 상당히 복잡한 작품이였네요. 엔딩 자체를 마지막에 분기되서 3개뿐이지만 루프물이기도 하고 중간중간에 의미심장한 씬들이 많아서 몇몇개는 올 클리어 하고도 머리속에 ???가 남아 있었는데 다행히 저희 카페도 이렇고 일웹쪽에 다른 분들의 감상글을 보면 이해가 되더라구요.

그래도 아직까지 몇개는 의문이지만요...

 일단 스토리는 기억상실인 주인공이 요양차 고향인 시골로 돌아왔는데 그 때 과거에 죽은 친여동생을 닮은 의문의 소녀인 쿠라메를 만났는데 그 후 기묘한 일들이 벌어지는 것이 주된 스토리입니다.

 도시에 시골까지 주인공을 쫓아온 소녀, 소꿉친구였던 누나, 의붓어머니 그리고 의붓여동생 등등 다양한 캐릭터와 만나고 과거의 기억을 찾는 도중에 마을에서 내려오는 쿠사리 히메(썩은 공주) 의 전승에 뛰어 나온듯한 죽은 친여동생을 닮은 소녀.

 그리고 주변에서 일어나는 썩은 공주의 전승이 그대로 재현되는 것 같은 실종사건과 때때로 알 수 없는 말을 하면서 주인공을 농락하는 쿠라메

 마지막에는 모든 것들이 붉은 눈으로 뒤덮다고 또 다시 처음부터 반복되면서 그 전 루프와는 같지만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쿠라메와 주변인물들.....

 확실히 내용은 어렵고 루프물이라 어디가 시작이고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지만 구미가 당기는 방식이라 시스템이 불편한 구작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재미있게 플레이를 했습니다.

 거기에 주인공과 쿠라메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 인물들을 단순히 수동적으로 버리는게 아니라 그들의 이야기도 풀어 간 점도 이 작품의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과거의 소꿉친구였던 누나의 이야기와 의붓어머니, 의붓여동생의 이야기가 상당히 마음에 들었네요.

 소꿉친구 누나는 비뚤어진 삼각관계를 의붓 어머니에서도 비뚤어진 애증의 관계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의붓 여동생의 이야기에서는 비뚤어진 남매애를 다룬 점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그냥 위와 같은 소재를 그냥 냅두는 것이 아니라 주인공을 통해서 갈등을 해결하고 해소하고 하나의 이야기를 매듭짓고 다시 루프로 돌아가는 방식을 취해서 주변인물의 이야기를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이 작품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추가로 고평가를 해주고 싶은건 연출이였네요.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던 타이틀 화면에 루프를 거듭할 수록 하나하나 물건들이 쌓여가고 한 번 클리어 하고 나서 다른 루트를 보기 위해서는 다른 게임들처럼 세이브에서 이어 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모든 기억을 소거한다' 라는 버튼을 누르고 게임을 다시 시작하며 다시 타이틀 화면에 아무것도 없는 연출

 이렇게 하나의 이야기는 하나의 엔딩이 있고 다른 이야기를 보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는 연출. 하나의 세계에는 하나의 엔딩밖에 없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았네요.

 

 그리고 또 하나 마음에 들었던 연출은 붉은 눈의 연출이였습니다.

 처음에는 중요인물 하나만 붉은 눈이 되어서 사라지고 그 다음에는 주변이 그 다음에는 마을이 그 다음에는 전 세계가 뒤덮히는 연출은 유저들이 인지하고 있는 세계가 넘넘 넗혀지는 느낌이라 마음에 들었네요.

 

 결국은 어떤 이야기를 보던 마지막에는 모두가 달콤하게 썩는. 타이틀 그대로의 분위기와 연출이 상당히 훌룡했다고 생각합니다.

 

 그외에도 세카이게로써 스케일이 큰 이야기였던 점이나 으스스한 작품의 분위기 그리고 현실인지 망상인지 구분을 지을 수 없게 만드는 요소가 들어가 있었던점 좋았던 이야기였네요.

 

 다만 작품분위기가 어두운것도 있지만 무거운 소재가 많이 들어가서 호불호가 좀 갈릴거라 생각합니다.

 얽히고얽힌 근친에다가 동반자살, 살해, 강간묘사 등 이런쪽에 내성이 없는 분들에게는 좀 타격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3개의 엔딩, 트루엔딩과 2개의 노말엔딩이 있는데 세 가지 전 부 다 마음에 든 엔딩이였습니다.

 결국은 마지막에 갈려서 중간까지의 도중은 같지만 마지막에 주인공의 선택으로 쿠라메와 같이 살아가는지 아니면 또 다른 선택을 하는지

 

개인적으로는 트루엔딩도 좋았지만 붉은 눈엔딩(?)도 마음에 들었네요. 왠지 모르게 이쪽이 좀 더 취향이였습니다.

 

 
 
 구작이다보니 일러도 그렇고 여러모로 시스템적으로 불편한 점도 있는 작품이긴 하지만 확실히 재미있는 미연시이기도 했습니다.

 위에서 말했다 싶이 주역 2인방만이 아닌 주변 인물들의 이야기를 끝까지 다루는 점도 좋았고 붉은 눈이라는 소재도 마음에 들었던 작품이였습니다.

 다만 루프물에다가 분위기도 어두운 분위기고 사실상 단일루트라 여러모로 플레이 하기에 장벽은 높은 작품이라고 생각되네요.

 

 그래도 호시조라 메테오라는 라이터를 좋아하시는 분이나 루프물에 관심을 가진 분이라면 한 번쯤은 도전해볼만한 미연시라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시나리오 하나는 상당히 좋고 특히 쿠라메라는 등장인물이 상당히 매력적인 히로인이니까요.

 특히 마지막 엔딩과 연출 붉은 눈와 쿠라메의 정체, 그리고 왜 등장인물들이 왜 달콤하게 썩어가는지와 그에 따른 타이틀의 의미를 생각하면 상당히 잘만든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