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처음 이 창고를 보여줬을때는 조금 당황했지만 곧바로 여기가 나의 마음에 가장 드는 장소가 되었다.
나는 그런 창고를 정리하기 위해 대량의 골동품들의 출처를 가능한 조사하고 목록을 만들어간다.
누군가에게 관계가 있는 물건이라면 그 사람에게 연락을 한다.
인수자가 없는 것들은 일단 친척중에서 가져갈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 물어본다.
가져갈 사람이 없으면 관광서에 연락해 필요한 사람이 있는지 물어보고...... 그래도 가져갈 사람이 없으면 일단은 창고에 그대로 둔다.
가끔 본토의 도서관에 가서 조사를 하기도 하면 하루는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간다.
원래 나는 수업시간에도 종종 자는 몰쓸 학생이였다. 그러므로 이렇게 조용한 창고에서 혼자서 묵묵히 일을 하고 있으면 당연히 낮잠을 마음껏 자버리고 만다.
점심을 먹고 조금 낮잠을 잔다는게......일어나니 해가 저물고 있다. 라는 일도 종종 있다.
낮잠을 잔 만큼 밤에 일을 하고 있으므로 결국에는 낮이던 밤이던 쭉 창고에 틀어박혀 있는 것 같은 생활이 되어 버린다. 거의 햇빛도 비치지 않는 창고에는 원래 낮밤의 구분도 잘 안가지만
그리고 오늘도......나는 목록을 작성하면서 책상을 팔꿈치를 기대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살짝 무엇인가가 나의 머리를 어루어 만졌다.
고개를 들자 이상한 나비가 팔랑팔랑 나의 머리의 위에서 춤추고 있었다.
멍하니 그 나비를 바라보자 나도 모르게 묘한 그리운 느낌이 들어 눈물이 나올 것만 같게 되었다.
멀리서 누군가의 소리가 들려온다.
──쿄우코──
「이봐. 게으름 피지 말고 일어나」
목소리가 들린다. 산들산들......누군가가......나의 머리를 어루어 만지고 있다.
누굴까나?
나는 멍하니 눈을 연다.
「......어.아아 히토미네」
「쿄우코. 또 졸고 있었어 」
동글동글한 큰 눈. 밝은 목소리. 친구인 히토미였다.
「어머.......나 자고 있었구나」
「아주 푹 자고 있었어」
「최근 말야, 자고 있는건지 일어나 있는건지 잘 모르게 됬어, 내가 나비인지 사람인지」
「뭐야 그게」
「어머 몰라? 그러한 고사」
「몰라~ 문학소녀의 깊고 깊은 지식은 들고 싶지 않아」
「나참. 히토미는 말이 너무 거쳐」
「나는 책이라도 읽고 있는 게 좋으니까」
「바다 가자 바다」
「한창 나이때의 젋은 사람이 하루종일 이런 곰팡내 나는 곳에서 책만 읽고 있어서 가는게 늦어질까봐 걱정이야」
「후훗, 히토미는 왠지 친척의 아줌마같네」
「큿.아줌마라니...... 뭐 확실히 가끔 아줌마같다는 말을 듣긴 하지만」
그녀는 아침을 고하는 태양이라던지 닭이라던지. 그런 이미지였다.
눈부시고 떠들썩하다.
나는 그런 그녀를 아주 좋아했다.
──나루세 히토미
밝고 적극적인 그녀는 소극적인 나와는 정반대였다. 하지만 우리는 이상하게 서로 마음이 잘 맞았다.
그녀는 조금 불가사이한 점이 있었다.
그녀는 우리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고 있었다. 진실인지 거짓인지를 잘 모르지만 그녀에게는 미래가 보인다고 한다. 하지만 그녀는 자기자신의 미래도 보였던 걸까나
그녀의 서방님의 죽었을 때의 일을 생각해 낸다.
「......히로미. 그 뭐라고 해야할까......괜찮아.......?」
「이봐이봐 뭐야. 그 눈에 보이는 듯한 격려는」
「미, 미안」
「괜찮고 모고 괜찮게 있을수밖에 없잖아. 요컨데 괜찮아」
평소의 미소로 브이싸인을 만든 히토미는 하늘을 우러러보면서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뭔가 실감이 솟아 오르지 않는 다고 할까. 죽는다는 건 어떤걸까나. 잘 모르겠어. 그건 결국 멀리 멀리 저 멀리 간다는 것일까나. 그러면 언젠가는 만날 수 있을까. 라는 것을 생각하는 내가 있어. 이건 등돌리기 일까. 아니면 적극적인 걸까나.」
「잘 모르겠지만. 하지만 그렇게 나쁜 얼굴은 아니야.」
「응.........저기 쿄우코. 부탁이 있어.」
평소와 다르게 그녀는 진지한 얼굴이였다.
「언젠가 네 앞에 여자아이가 나타날 거야.」
그것은 히토미의 특기인 예지였다. 그녀는 그것을 때로는 장난스럽게, 때로는 진심으로 나에게 전해주었다.
그것이 시시한 일이던지, 심각한 일이던지 그녀는 전부 적중시켜왔다.
그러니까 갑자기 그녀가 나에게 예지를 전해 온 것에 나는 많이 긴장을 했다.
「언젠가? 여자아이? 막연하네」
「하지만 만나면 알게 될꺼야. 그 아이라고」
「응 알겠어. 여자아이가 나타난다. 만나면 안다. 는 거지」
「그리고 그 아이를 도와주길 바래」
「응 알겠어. 돕는다. 근데 무엇을 하면 되는거야?」
「단지 지켜봐주면 좋겠어」
「지켜봐?」
「응. 너가 나에게 해준것처럼. 지켜봐 줘」
「어?」
「고마워. 쿄우코 그 녀석이 없어진 후로도 살그머니 곁에서 지켜봐 줘서.그리고......지금부터 시로하를 냅두고 섬을 나올려고 하는 나를 너는 지켜봐 주고 있어. 나에게 있어서 그것이 얼마나 힘이 되엇는지. 쿄우코는 반드시 모를꺼야.」
「......히토미. 알겠어. 그래서 그것뿐이야? 그 아이를 지켜봐주면 되는거야?」
「아니. 한 개 더 있어. 너는 반드시 사내아이도 만나게 되. 그 아이의 도움이 너에게 필요할꺼야」
「응.......사내아이도 만나는거네. 내가 그 아이의 도움이 필요할 수 도 있어? 나한테도 꽤나 곤란한 일이 생기는 거야?」
「아니 그냥 일손이 필요한 것 뿐야. 하지만 너를 도와주는 건 그 사내아이뿐이야. 그리고 정말로 그 아이가 도움이 될지는 너가 제대로 지켜봐줘. 너의 일을 도울 자격이 있을지.......그것을 봐」
「으~~~~~음 몬가 점점 추상적으로 되가네」
「미안해. 내가 말할 수 있는 것 이정도뿐이니까」
「이미 예지정도가 아니라 예언자 같아. 나는 용사인지 뭔지일려나. 그대여 이윽고 검을 가지고 마왕을 토벌하기 위해 여행을 떠날 것이다. 라고」
「아하하. 그런 느낌이네. 하지만 너에게 밖에 할 수 없는 중요한 일이니까.......부탁해 쿄우코」
「히토미 너는.......도대체.......나에게 무엇을 맡겨, 어디에 갈려는 거야?」
──부탁해 쿄우코──
「어라......」
멍하니 책상에서 몸을 일으킨다.
창고의 안에서 작업을 하다가 깜빡 졸았던 것 같다.
시계를 보니 16시를 넘어가고 있었다.
「으응.......」
꿈을 보고 있었다. 언제의 꿈인지는 모른다.
자세한 내용은 일어난 순간에 사라져 버렸다.
단지 학창시절의 친구와 이야기했던 것 만은 기억하고 있었지만 언제의 일이였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머?」
안방에서 무슨 소리가 들려온다. 벨소리가 울리고 있다.
이런 시간이 손님이라니 드문데. 당황해서 나는 현관으로 향한다.
「네~에. 지금 갑니다.누구세.......어머」
「안녕하세요!」
문을 열자 그 앞에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그게, 저기.......누구니?」
모르는 얼굴이였다. 근처의 아이?
「카토우 우미입니다!」
「카토우......우미......카토우라니.......」
「유품 정리의 도와달라는 편지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도와드리러 왔습니다.」
「그렇......구나.」
분명 친척들에게는 대부분 편지를 보냈다. 창고의 안에는 혹시 친척들의 물건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그 누구한테서도 연락이 없었기에 아무도 오지 않는 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저기.......」
우미쨩은 조금 불안한 듯이 나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뭐 괜찮겠지. 분명 여름휴가라 한가했을꺼야.
「일단 들어오렴. 지쳤지」
「넵!」
집에 들어가자 우미쨩은 신기한 듯한 방 안을 둘러보고 있었다.
도시로부터 온 아이에게는 낡은 집의 분위기는 신기하겠지.
「천천히 쉬고 있어」라고 말하고 나는 쇼핑을 하러 갔다.
나는 혼자 살고 있었기에 아이에게 먹일 만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하지만 도움이라고 해도말야」
섬에 하나밖에 없는 슈퍼로 향하면서 중얼거렸다. 저런 나이의 아이에게 맡길 만한 일이 아니지
거기에 보낸다면 보낸다고 그 아이의 부모로부터 연락정도는 있었을텐데.
가게에 향하면서 나는 여러가지를 생각하고 있었다.
확인의 전화정도는 하는 것이 좋을려나
「으~음.......뭐 괜찮을려나」
깊게 생각하지 않는 것. 이것이 히토미가 말하는 나의 장점중 하나인 듯 하다.
「다녀왔어~」
집으로 올아가면 후다닥하고 우미쨩이 달려왔다. 자기가 가져온듯한 에이프런을 입고 있었다.
「어서 오세요! 저기 욕실 청소 해뒀어요」
「어머 괜찮은데. 그런거 하지 않아도 괜찮아」
「아니예요. 신세를 지고 있는 이상 이정도는 하겠습니다.」
야무지게 경어를 말하는 우미쨩에 나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집에서는 반드시 딱딱하게 하고 있었을거다.
이 나이로 애처롭다고 할까. 어떤 생활을 하고 있었던 걸까나하고 조금은 걱정이 되기도 했다.
──다음날 아침.
「그래서 저는 어떤것을 도와드리면 되나요. 창고를 정리를 하면 되는 거죠.」
「어.......그렇네」
아침밥(우미쨩이 만들어준)을 먹은 후 우미쨩을 일할 생각 만만으로 소매를 걷어 붙이고 있었다.
「지금은 괜찮아. 모처럼인데 놀다 오렴」
「놀이.......무엇을 할까요」
「무엇이든지 하면 괜찮아. 이 섬에는 뭐든지 있거든」
「그런......가요?」
안내도 할겸 우미쨩과 두 명이서 밖으로 나왔다.
한낮의 햇볕은 나에게는 조금 강해서 평사시에는 그다지 밖을 돌아 다니고 싶지 않다.
하지만 오늘은 컨디션이 좋아서 나는 제법 여러곳을 들려가면서 걸었다.
「우미쨩?」
우미쨩이 멈춰 서 바다를 가만히 바라보고 있다.
「여기서 아버지는......」
「아버지?」
「아, 아니! 아무것도 아니예요.」
잘은 모르겠지만 우미쨩이 여기에 온 이유는 그렇게 단순하지만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아니에 혼자서 왔으니 그만한 이유가 있겠지.
하지만 딱히 잔소리 할만한 것도 아니고
「맞다. 조만한 다른 1명의 사내아이가 올 예정이야」
「네??」
「만난 적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친척의 아이야. 우미쨩보다는 조금 연상일려나. 타카하라 하이리군이라고 해
분명 같이 놀 수 있을꺼야」
「싫습니다.」
즉답이였다.
「그, 그래」
여자아이는 여러가지가 있네.
「싫어하니까요.」
우미쨩과의 2명의 생활이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당황하고 있었지만 우미쨩은 매일매일 밖에 나와서 여러가지 놀이에 열중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항구에서 낚시를 배우고 어딘가의 노인분을 도와줘서 과자를 받고 매일 아침 라디오체조를 참가하고.......
여름휴가를 만끽한다.
매우 보통의 초등학생의 여자아이가 되어 있다.
나 한테도......그 아이 정도의 아이가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히토미한테는 그야말로 좀 더 큰 아이가 있다.
나는 옛날부터 한가로운 사람이였다. 마이페이스로 하고 있는 동안에 여러가지가 남겨져 갔다.
아마도 몇몇가지의 소중한 것을 잃어버렸을 거다. 그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라고 눈치채기도 전에
도시에서는 좀 더 좀 더 여러가지 것들이 빠르고, 그리고 바쁘게 움직여서 도저히 따라갈 수 가 없었다.
많은 것들을 놓쳐버리는 것만 같고, 그 감각조차 모르게 되어 버렸다.
그렇게 나는 이 섬에 돌아왔다. 이 섬은 나와 같다.
......창고에서 작업을 하고 있으면 여기가 현실인지 꿈인지 가끔은 모르게 될 때가 있다.
사실, 이 세계에는 그런 구별같은게 존재 하지 않는 것 일지도 모른다. 현실이라던지 꿈이라던지.
지금이라던지 옛날이라던지.
나비는 저쪽에서 팔랑팔랑 이쪽에서 팔랑팔랑 날고 있다.
나비는 그렇게 현재나 과거로 왕래 할 수 있는 지도 모른다.
나는 섬에 돌아온 날의 자신을 생각해 내고 있었다.
카토우에서 미사키로 성씨를 바꾼 나에게 이것저것 소문이 난무했다.
하지만 그건 원래 양모인 할머니와 나의 진정한 어머니사이의 약속이기도 했다.
내가 성인이 되었을때 내가 어느쪽인가의 성씨를 선택한다는 약속이였다.
그렇게 고민한 끝에 나는 미사키를 선택했다. 어째서일까나. 거의 만나적도 없는 친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나는 아마도 카토우 쿄우코라는 이름을 도시에 두고 오고 싶었던 걸꺼다.
「오늘부터 신세를 지는 미사키 쿄우코입니다.」
「응응. 마음이 내키는 만큼 있으면 괜찮아. 이 넓은 집에 이 늙은이 혼자는 아까우니까」
「감사합니다. 할머니」
예고도 없이 돌아온 나를 아무저니는 특별히 이유도 묻지 않고 따뜻하게 받아들여 주셧다.
「뭐 눈 깜짝할 사이에 이 넓은 집에 쿄우코 혼자가 될 지도 모르지만」
「아직아직 건강하신걸요」
「아하하! 양초의 불은 불타 사라지기 직전이 가장 빛난다고도 하잖니」
「또 그런 말을」
「저기 말야 내가 없어져도.......너가 그렇고 싶으면 여기에 있으도 괜찮단다.」
「네.......감사합니다」
「단지 내가 죽으면 그 창고를.......정리 해줬으면 해」
「창고라면 그 창고? 그 안에는 뭐가 있나요?」
「글쎄다. 할아범이 모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은 나도 모르게 저기에 놓여져 있던것들이야. 누군가의 유품도 있고기증받은은 것도 있지. 그렇게 갈 곳이 없어진 여러가지 것들이 적당히 늘여 놓여져 있는거야.......그건 그대로 괜찮다고 생각하지만 역시 계속 저 상태로 해두는 건 아니라고 생각이 들어서」
「돌아갈 장소에 돌아가야만 할때가 온단다. 그러니까 그 도움을 해줬으면 좋겠단다」
「응. 알겠어.」
짧은 시간이였지만 할머니와 2명이서 보낸 시간은 즐거웠다.
어느 추운 날, 할머니는 잔 채로 일어나지 않았다. 매우 조용히 가 버렸다.
나는 혼자가 되어 버렸다.
그리고 이 창고에서 할머니의 말대로 정리를 하고 있다.
「후아.......」
오늘도 졸리다. 나는 써내려간 목록 위에 푹 엎드려 조용히 눈을 감는다.
무거운 눈꺼풀의 저쪽에서 무엇인가가 창으로부터 들어 오는 것이 보였다.
「나비?」
신기한 색의 나비였다.
나비는 무엇을 찾는듯이 창고의 안을 돌아다녀 이윽고 나의 머리 위를 날기 시작했다.......
──쿄우코, 일어나──
팡팡하고 누군가에게 머리를 얻어맞아 나는 눈을 뜬다.
「아아, 히토미......왔어?」
히토미가 나를 내려다 보고 있었다.
어라? 히토미가 있다는 건.......나는 아직 옛날의 꿈을 꾸고 있는 걸까나.
하지만 선반에는 정리하고 있는 한중간의 골동품들의 세워져있다.
그러면 이건 현실일려나
꿈도 현실도 관계없나
「저기, 히토미」
나는 얼굴을 조금만 들어 멍하니 말을 건다. 꿈속의 히토미에게
「여자아이말야 너가 말한대로 왔어」
「응. 어땠어?」
「즐거운 듯이 놀고 있어」
「매일 밖으로 놀러 다니고 돌아오고 나서는 완전히 지쳐서 푹 자버려. 아침은 라디오체조를 하러 가고」
「그래, 다행이다.」
히토미는 한 번도 본적이 없는 듯한 상냥하고 기쁜듯한 얼굴을 하고 있다.
시로하쨩한테 하는 것보다 좀 더 어른스러워진 듯한 온화한 얼굴이였다.
이런 얼굴을 나는 최근에 어디선가 자주 본 듯한 생각이 들었다
맞아......할머니가 나에게 향해주던 미소.
「근데 고민이 있는것 같아. 이 섬에서 중요한 용무가 있는 것 같아」
「응」
「히토미는 그 아이를 알고 있는 거야?」
「......응. 조금은」
「우미쨩은.......괜찮을까. 그 나이또래 치고는 너무 착실해서 반대로 걱정이야」
「분명히 이젠 괜찮아. 쿄우코의 덕분이야」
「그래......」
그렇다면 다행이다. 정말로 다행이야
「저기, 쿄우코는 여름이 즐거워?」
히토미가 상냥한 소리로 물어본다.
「나? 나는......잘 몰라」
「.......그래. 그것도 어쩔 수 없을려나」
히토미는 몸을 돌려 출구를 향해 걷기 시작한다.
「히토미 가버리는 거야? 이제 돌아오지 않는거야?」
「몰라. 하지만 그래, 아마도 여기에는 돌아오지 못할꺼야. 그 대신 목적도 행선지도 확실하기 때문에 이제 조금 있으면 나의 여행도 끌날거라 생각해」
「.......그래. 잘가 히토미」
──잘 있어 쿄우코──
「쿄우코씨」
「네!!」
어, 어라? 눈 앞에는 걱정인 듯한 나를 바라보는 사내아이
「어머. 하이리군. 언제 왔었니」
「언제 왔다니......1주일 전부터 와있었잖아요」
「????」
나는 잠깐 멍하니 생각한다.
분명히 여자아이가 와서.......나는 그 아이와 함께 지내고 있었는데
으응 아니야. 조카의 하이리군이 왔어. 언니한테도 연락이 와서.
어라? 하지만 역시 여자아이도 와있었던것 같은데. 그래서 우리들 3명이서......어라 여자아이라니 누굴 말하는 거지?
「하이리군은 혼자서 이 섬에 온거지?」
「네, 네네. 맞아요.」
「저기 어라? 여동생이랑 같이 오지 않았니?」
「잠에서 깨주세요. 저한테 여동생은 없어요」
「어라. 이상하네......」
자고 일어난 머리는 멍해서 꿈과 현실이 뒤죽박죽이 되어 있는 것인가 조금 혼란해 하고 있다.
「컵 우동 먹다말고 주무시다니......쿄우코씨 괜찮으신가요?」
「응? 먹다말고? 컵우동?」
「그거 불었어요.」
「아아아아아아」
책상에 올려져있는 컵면은 오랜 시간이 지난것처럼 식고 면이 불어있었다.
「먹으면서 자는 사람은 처음봤어요」
「......아하하」
「또 컵우동 이신가요」
「먹을래?」
「아니요! 애초에 불었잖아요. 그런것만 있으면 근육이 안 붙어요.」
「나, 나는 육체미를 만들고 싶은게 아니니까」
「하지만 건강에 나쁘잖아요.」
「그러고보니 하이리군은 왜 여기에 왔니?」
「창고의 정리하다가 조금 쉴려구요.」
「창고의 정리? 어째서?」
「네? 창고정리를 하러 왔으니까요」
「마,맞다 그랬지」
......응? 데자뷰. 비슷한 이야기를 어디선가 나눈것 같다.
지금과 같이 하이리군이기 도와준다고 했을때 나는 거절한듯한 생각이 든다.
아직 그때가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지만 그건 언제의 일일려나. 올해말고도 하이리군은 여기와 왔던 일이 있었던가.
창고의 정리인가. 나는 목록을 만들고 다른 작업을 부탁하면 될 것 같다.
솔직히 선반의 정리를 하나도 되어있지 않다. 사실은 지저분하게 어질러진 이 장소가 나는 좋았다.
쭉 이대로 해두고 싶었다.
나는 조금 생각해본다.
하지만 할머니한테 부탁받았으니까. 사실은 그러면 안된다.
올 여름에 제대로 정리를 끝내야지.
하지만 어째서인지 나는 알고 있었다. 나한테는 무리라고.
──그 아이의 도움이 필요할꺼야──
하이리군이 그것을 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러니까......
「자 그럼 하이리군. 계속 부탁할께」
「네! 맡겨 주세요.」
.......일단 시작하자 하이리군은 열정적으로 작업을 계속해주었다.
대신에 창고에서 두문불출하고 있던 나는 할 일 없이 따분한 시간이 생겼다.
나는 요리같은 것을 해보았다. 언제 이래일 려나. 원래는 서투루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샌가 전혀 하지 않게 되었다.
모처럼 만들었지만 하이리군은 집중하고 있는 것인지 거의 창고로부터 나오지 않았다.
나는 느긋하게 맛을 보며 밥을 먹고 욕실에 들어가 방에서 자기로 했다.
그것은 오랫만에 깊고 깊은 꿈조차 보지 않는 잠이였다.
......눈이 깨진다. 어느 샌가 아침이 와 있었다.
「안녕~」
거실에 가니 하이리군이 아침밥을 먹고 있었다.
「안녕하세요......어라 쿄우코씨 괜찮으신가요? 조금 안색이 나빠요.」
「우응. 괜찮아. 평소에 잠을 자지 않는 시간에 잔 탓일려나.」
「평소에 잠을 자지 않는 시간이라니.......제대로 밤에 잔 것 뿐이잖아요.」
「그렇네. 이상하네」
같은 것 같으면서도 다른 여름이 지나간다.
천천히 흘러가는 큰 구름을 바라보며 생각하고 있었다.
그 창고를 멈춰 서고 있는 변명으로 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라고 하면.
창고의 정리가 끝나면...... 나는 걷기 시작할 수 있을까.
......어디로?
이윽고 8월의 캘린더가 끝날려고 하는 무렵
「저기 끝났습니다. 창고의 정리」
「어머 정말??? 굉장하네」
저렇게나 흩어져 있던 창고를 정리해 버렸다니. 랄까 지금까지 나는 뭘 하고 있었던건지.
하이리군은 부끄러운 듯이 웃는다.
「끝냈다고 해도 뭐랄까 저 나름대로 즐거 버려서요.」
하이리군을 따라서 창고로 간다.
그리고 안으로 들어가 나는 그 광경에 우두커니 섯다.
순서없이 제멋대로 밀어넣어져 있던 골동품들은 지금은 누가 한 눈에 봐도 정연하게 늘어져 있는 것이 보인다.
그뿐만이 아니라.......거기에는 신기한 질서가 있었다. 창고의 안에서 뒤엉켜 있던 무엇인가가 예쁘게 정렬되어져 있다.
그것은 나 자신의 기억조차 정연하게 생각나게 해주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어째서 내가 이 섬을 나가서 그리고 어째서 돌아왔는지.
잊을리가 없지만 어디에선가 쫓아 버릴려고 하고 있던 여러가지 것들이 정연하게 나의 마음속에서도 정리되어 간다.
뒤틀려 있던 시간이 돌아오고 있다.
그곳에는 가슴이 조여지는 듯한 괴로운 추억도 있고.......반짝반짝 빛나는 소중한 추억도 그곳에는 있다.
나의 여름에는 결론짓지 못한 것, 잊을 수 없는 것, 여러가지 추억들이 혼재하고 있어서 어떤 식으로 정리하면 좋은지 나에게는 전혀 몰랐다.
하지만.......이걸로.......간신히......
──시간의 미로로부터 빠져나갈 수 있다──
그런 알수 없는 안도감을 확실히 느끼고 있었다.
처음 이 창고에 들어갔을때 할머니께 들었던 것이 기억났다.
『할머니 이 창고는 뭐야』
『으음 뭐라고 할까나. 쿄우코는 이런 적 없었니? 어릴 적 밖에서 놀고 있을때 무엇인가를 찾아내거나 한 적』
『무엇인가를?』
『그래그래. 약간 신기한 형태의 돌이라던지. 누군가에게 받은 껌이라던지. 덤으로 받은 과자라던지. 그런 중요한 것들을 소중하게 포켓 안에 넣은 적 없었니?』
『음.........그런일들도 있었다고 생각해.』
『그래. 나도 있었단다. 어렸을때 포켓안에 넣어 지퍼를 잠궈.......잃어버리지 않게 소중히 해두었다. 하지만 그 다음달에는 까맣게 잊어 버려서 어느 새인가 없어지고만 것들. 하지만 문득 생각이 나서 포켓을 찾아보면 그 조각이이 남아 있던 일들.』
『남아있는.....조각』
『그래. 그것든 정말로 작은 조각이여서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낼 수 없지. 결국 이 창고는 그러한 곳이란다.
누군가의 소중한 무엇인가를 살그머니 두는 장소. 그리고 그렇게 잊혀진 장소』
하이리군과 함께 처음 이 창고안을 보았을때 그는「할머니꼐서는 도대체 무엇을 하고 계셧죠?」라고 물어봤다.